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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하울? 욕하면서 계속 보게 돼요

On January 23, 201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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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하울의 원조. 남자 뷰티 크리에이터 제프리 스타.

럭셔리 하울의 원조. 남자 뷰티 크리에이터 제프리 스타.

‘탐닉물’이 원래  그런 거예요 장근영(심리학 박사)

‘탐닉물’이 원래 그런 거예요
장근영(심리학 박사)


사실 ‘명품 하울’이라는 단어는 이 주제에 대한 글을 의뢰받으면서 처음 들었다. ‘Luxury Haul’이라는 검색어에 꽤 많은 영상이 올라오는 걸 보니 전 세계적 영상 채널에서 이미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은 모양이다. 단어는 처음 접하나 이 현상은 완전히 새롭거나 낯선 것이 아니다. 보통 이런 유형의 콘텐츠를 탐닉물(indulgences)이라고 분류하는데, 가장 많이 알려진 탐닉물이 바로 ‘먹방’이다. 먹방을 보는 사람들은 살찔까 봐, 혹은 너무 비싸서, 또는 남들이 뭐라고 할까 봐 등등의 이유로 완전히 채우지 못했던 식욕을 영상을 보며 채운다. 수십 인분 혹은 수십 만원어치의 음식을 한자리에서 먹어치우는 걸 보면서 말이다.

탐닉물은 대개 그 대상에 대한 욕망은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욕구를 참거나 지연할 수밖에 없는 것들을 주제로 삼는다. 그리고 이것은 인터넷 세상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고, 남녀노소와도 무관하다. 럭셔리 여행 프로그램이나 세계 각국의 고급 레스토랑 방문기 등이 상대적으로 여성에게 더 많이 소구한다면, 멍청하고 위험한 짓만 골라 하는 <잭애스>나 고급 차를 원 없이 마구 굴려대는 <탑기어>는 남성들을 위한 탐닉물이다.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은 아이들을 위한 탐닉물이고.

럭셔리 쇼핑 하울은 단지 그 대상이 조금 낯설 뿐, 이와 같은 탐닉물의 보편적인 요소를 고루 갖췄다. 요컨대 명품 하울을 시청하는 행위는 그동안 대중매체가 당신의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아 올렸던 고급품들에 대한 소비 욕구를 한번에 불태워버리는 일종의 카타르시스 행사다. 온라인을 통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돈을 ‘펑펑’ 쓰는 축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거다. 이걸 가지고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실제로 그런 비싼 물건을 직접 사는 것보다 이런 동영상을 보는 게 훨씬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면서 심리적 만족도가 크니까. 나는 그저 이런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자기만의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면 좋겠다. 럭셔리 하울?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백화점에서 쇼윈도 속에 있는 신상 가방이나 신발을 보면 그게 내 삶을 바꿔줄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포장을 뜯고 보면 별것 아닌 물건들이 한가득 담긴 경우가 많다.

그 방송을 하는 사람들도 그렇다. 그들이 당신보다 나은 것도 아니고, 당신이 그 사람들보다 더 도덕적으로 우월하지도 않다. 그런 하울러들은 애초에 쓸 돈이 많았거나, 욕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시간과 조회 수를 기부해 준 덕분에 그렇게 된 사람들이다. 그들의 성공조차도 명품 자체가 아니라 그걸 남들에게 보여주는 방법과 기술 덕에 가능했다. 그러니 이런 영상을 보며 소비의 부질없음을 깨달을 수 있다면 좋고, 뭔가 새로운 콘텐츠의 영감을 얻을 수 있다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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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유튜버 한별의 ‘1570만원 명품 하울’ 영상.

패션 유튜버 한별의 ‘1570만원 명품 하울’ 영상.

‘안 보면 그만’은 아니죠 고은영(<그라치아> 디지털 에디터)

‘안 보면 그만’은 아니죠 고은영
(<그라치아> 디지털 에디터)


인기 뷰튜버들이 고액 럭셔리 하울 영상, 하우스 투어 영상을 자주 업로드한다. 그럴 때마다 댓글에선 말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금수저였네요’로 시작해 수십 개의 악플이 오가고, ‘보기 싫으면 클릭하지 마!’로 결론이 난다. 내 의견은 ‘보기 싫으면 안 보면 그만’은 아니라는 것. 물론 유튜버 레나의 말처럼 구독자의 요청으로, 구독자와의 약속으로 영상을 올리게 됐다는 의도는 이해한다. 하지만 유튜브 채널을 직접 운영해 보기도 했고, 여러 유튜브를 즐겨 보는 구독자 또는 독자들에게 뷰티 정보를 전달하는 기자로서 ‘꼭 이렇게 찍어야 할까?’ ‘꼭 이런 단어를 선택했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유튜브의 특징상, 조회 수가 많거나 급격히 증가하는 영상은 원치 않는 사람에게도 ‘추천 동영상’으로 퍼지게 된다. 물론 구독자가 100만 가까이 되는 유튜버라면 이 프로세스를 모를 리 없다. 따라서 ‘콘텐츠의 방향’이나 ‘단어 선택’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레나는 ‘저 독립했어요~! 자취집 공개’라는 제목을 달아놓고는 70평대가 넘는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미니멀 라이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본인 기준에서는 자취방이고 미니멀 라이프일지 모르겠으나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자취’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게 사실. 용어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댓글에 ‘집 자랑’, ‘돈 자랑’이라는 소리는 나오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에 대한 좋은 예로 이사배와 씬님을 들 수 있다. 이사배는 ‘랜선 집들이’라는 타이틀로 카메라 속 구독자들에게 사과를 깎아주기도 하며 집 소개를 했고, 씬님은 ‘원 브랜드 메이크업’ 영상에서 한 브랜드의 제품 100만원어치를 구매해 풀 메이크업을 보여줬다. 하지만 다른 하우스 투어, 고액 명품 하울 영상과는 달리 ‘돈 자랑’ 댓글은 없었다. 이는 분명한 콘텐츠가 있고, 단지 ‘예쁘죠?’ ‘고급스럽죠?’가 아닌 구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평균 조회 수 10만 이상의 유튜버라면 알아보는 사람도 많을 테고, 자신의 영상을 보며 꿈을 키우는 어린 학생들도 많을 터. 그만큼 영향력이 큰 사람이라면 ‘내 채널인데 어때’보다는 ‘모르는 사람이 내 영상을 처음 본다면 어떻게 느낄까?’ 하는 작은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 오래도록 그들이 만드는 뷰티 콘텐츠를 보며 즐거워하고 싶다.





돈 자랑하는 건 자기 자유죠. 하지만 ‘자극적이다’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네요.
앞으로 섬네일에 명시되는 숫자는 더 올라갈 텐데 말이죠.
뭐든 자극적인 건 속이 불편한 법이에요.

_임현진 (<그라치아> 뷰티 디렉터)



뷰티 유튜버 이사배의 
‘랜선 집들이’ 영상.

뷰티 유튜버 이사배의 ‘랜선 집들이’ 영상.

뷰티 유튜버 이사배의 ‘랜선 집들이’ 영상.

뷰티 유튜버 채소의 
‘320만원과 바꾼 아이템’ 영상.

뷰티 유튜버 채소의 ‘320만원과 바꾼 아이템’ 영상.

뷰티 유튜버 채소의 ‘320만원과 바꾼 아이템’ 영상.

뷰티 유튜버 씬님의 
‘원 브랜드 메이크업’ 영상.

뷰티 유튜버 씬님의 ‘원 브랜드 메이크업’ 영상.

뷰티 유튜버 씬님의 ‘원 브랜드 메이크업’ 영상.

뷰티 유튜버 레나의 
‘800만원 쇼핑 언박싱’ 영상.

뷰티 유튜버 레나의 ‘800만원 쇼핑 언박싱’ 영상.

뷰티 유튜버 레나의 ‘800만원 쇼핑 언박싱’ 영상.

Credit Info

2018년 1월

2018년 1월(총권 98호)

이달의 목차
EDITOR
임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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