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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시크? 나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거죠

On December 07, 2017 0

1950년대 크리스찬 디올, 이브 생 로랑과 함께 예술적인 슈즈로 사랑받았던 로저 비비에. 1998년 로저 비비에가 타계한 뒤 잊혀가던 브랜드를 2003년 토즈 그룹에서 인수했고, 14년이 지난 지금 아카이브와 트렌드를 적절히 반영한 디자인을 지향하는 프랑스 대표 하이엔드 액세서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로저비비에를 14년간 진두지휘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브루노 프리소니와 홍보대사이자 프렌치 스타일 아이콘인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가 ‘Buckle Up’행사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오직 <그라치아>와 함께한 커버 촬영 현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유쾌하면서도 프로페셔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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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업 행사장의 브루노 프리소니(좌)와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

버클업 행사장의 브루노 프리소니(좌)와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



오늘 촬영 어땠어요?
Ines 화보 촬영은 오랜만이었는데, 무척 즐거웠어요.
오늘 함께한 모델 성희는 유니클로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 컬렉션 캠페인에서도 만난 사이라 더욱 반가웠죠.


한국은 두 번째 방문이죠? 두 사람이 보는 한국 여성들의 이미지가 궁금해요.
Bruno
전반적으로 패션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저희 스튜디오에 한국인 직원이 두 명 있는데 그녀들도 늘 스타일리시하고 예뻐요. 또한 일을 할 때도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이죠.
Ines 매우 에너제틱해요. 행동력도 있고요. 그래서인지 나이에 비해 책임 있는 자리에 빨리 오르는 여성들이 많은 것 같아요.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브랜드를 화려하게 부활시켰어요. 그 도전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Bruno 로저비비에는 슈즈 역사에서 상징적인 브랜드예요. 그 상징성에 새로움을 더한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죠. 도전하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나가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보다 역동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Ines 토즈의 회장인 디에고 델라 발레가 브루노에게 물었대요. “로저비비에를 살리고 싶은데 여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프랑스 여자는 누구일까”라고. 그때 브루노가 저를 추천했죠. 심지어 전혀 모르는 사이였는데도 말이에요. 처음엔 거절했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이 바뀌었어요. 브랜드를 재론칭할 때는 모든 것을 다시 정립해야 하는데, 그 작업이 재미있을 것 같았거든요.
Bruno 우리 둘은 브랜드의 정신은 살리되 새로움을 불어넣고 싶었어요. 전통과 혁신의 조합을 원했죠.


이네스는 모델이잖아요. 디자인적인 이야기도 주고받는 편인가요?
Bruno 사실은 제가 모델이에요(웃음).
Ines 저는 브루노의 디자인에 대해 의견을 말하지 않아요. 저도 디자인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이네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운영한다) 제3자가 참견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하고 신경 쓰이는지 누구보다 잘 알거든요. 그리고 현재는 그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6개월 뒤에는 마음이 바뀔 수도 있죠. 패션에서는 영원히 클래식한 것도, 영원히 트렌디한 것도 없는 법이니까요.

모델 성희가 준비해 온 선물에 기뻐하는 이네스와 브루노.

모델 성희가 준비해 온 선물에 기뻐하는 이네스와 브루노.

모델 성희가 준비해 온 선물에 기뻐하는 이네스와 브루노.

어떤 포즈를 요구해도 흔쾌히 응한 
두 사람 덕분에 화보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어떤 포즈를 요구해도 흔쾌히 응한 두 사람 덕분에 화보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어떤 포즈를 요구해도 흔쾌히 응한 두 사람 덕분에 화보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두 사람이 함께한 지 14년이 되었네요. 오랜 시간 함께한다는 건 정말 힘들 거 같은데요.
Bruno 저희 둘은 패션을 바라볼 때 공통된 관점이 있어요. 너무 심각하게 보지 않으려고 하는 거죠. 그리고 둘 다 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는데 이런 요소들이 함께 일하는 것을 보다 즐겁게 만드는 것 같아요.
Ines 패션을 하고 있는 근본적 이유나 열정을 떠올려보면 다른 부분은 충분히 타협할 수 있게 돼요. 로저비비에를 위해 가장 좋은 게 뭐냐고 생각하는 공통분모가 우리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힘이죠.


서로가 상대의 장점을 얘기한다면 뭘까요?
Bruno 음….
Ines 잠시 화장실에 다녀올까요(웃음)?
Bruno 우리는 너무 오래 알았고 또 자주 보기 때문에 한마디로 대답하는 게 쉽지 않네요. 이네스는 언제나 유쾌하죠. 또 사물을 보는 관점이 정말 남달라요. 남들은 머뭇거리며 못하는 말들도 이네스는 자신감 있게 의견을 표현하죠. 그 점이 정말 멋져요.
Ines 브루노는 일할 때 완벽주의자예요. 세심하고 철저하죠. 그리고 너무 뻔하거나 심심한 것을 싫어해요. 반면 개인적으로는 무척 밝고 호기심도 많죠. 또 친구를 좋아하고요. 일할 때와는 정반대로 느슨해요. 브루노의 이런 양면적인 캐릭터가 브랜드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로저비비에의 슈즈를 볼 때마다 드레스를 입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디자인의 영감은 어디서 받나요?
Bruno
영감의 원천은 매번 달라지지만 그 핵심은 항상 여성이에요. 저는 나이가 어린 여성들은 물론이고 60~70대 여성들의 스타일에서도 영감을 얻어요.
그리고 그 이미지를 보다 가시화하려고 하죠. 예를 들면 아틀리에에서 작업을 하는 예술가라든가, 과거에 실존했던 유명한 저널리스트를 떠올리며 왜 그때 롱스커트와 풀오버를 입었을까 하고 생각하는 식이에요.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유지하면서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탁월해요. 아카이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뭔가요?
Bruno
저에게 로저비비에의 아카이브는 들여다봐야 하는 꿈같은 존재예요. 모든 아카이브 피스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거든요.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힐의 실루엣이죠. 콤마 힐과 쇼크 힐, 그리고 스피어 힐 같은 독특한 힐은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거든요. 이제는 브랜드의 시그너처가 된 힐에 저는 삭스 부츠, PVC 소재, 니하이 부츠 같은 트렌드 요소를 더해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하죠.


로저비비에는 럭셔리 브랜드인데요. 럭셔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Bruno
특별함, 탁월함, 정교함이죠. 게다가 야단스러워서는 안 되고,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닌 당신만을 위한 것이어야 해요.
Ines 창의성과 희소성이라고 생각해요. 이 두 가지는 여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또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요소이기도 하죠.


이네스는 로저비비에의 홍보대사죠. 하지만 그렇게 불리길 원하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Ines
딱히 그런 건 아니에요. 단지 저를 뮤즈라고 부르는 것을 원치 않을 뿐이죠. 사람들에게 로저비비에가 어떤 브랜드인지 알리는 것과 디자이너 로저 비비에의 예술적인 유산들을 알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에요.


이네스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타일 아이콘이에요. 40년이라는 긴 시간을 패션과 함께했는데요. 여전히 패션이 즐겁나요?
Ines
전 사실 패셔너블한 라이프를 살지 않았어요(웃음). 단지 패션이 가진 장인 정신과 독창성 그리고 아름다움을 사랑할 뿐이죠. 물론 저의 오랜 패션 경험은 제게 자유로움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신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줘요.


자신만의 스타일링 노하우가 있을 거 같아요.
Ines
저는 밋밋하다 싶을 정도로 심플하게 입어요. 그래서 로저비비에 같은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가방과 슈즈로 포인트를 더하죠. 그러면 잘 차려입은 것 같고 한층 세련돼 보이거든요. 이런 점이 제가 유니클로를 디자인했던 이유인 거 같기도 해요. 유니클로는 아주 대중적인 브랜드니까요. 누구에게나 심플한 옷을 입고도 세련되게 액세서리를 매치하면 룩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평소 즐겨 착용하는 로저비비에 가방이나 슈즈는 뭐예요?
Ines
블랙 컬러의 낮은 부츠와 슬라이드 슈즈요. 슬라이드 슈즈는 독특한 패턴이나 화려한 디자인을 선호해요. 가방의 경우는 비브 카바를 매일 들어요. 도대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가지고 다니는 물건이 많아 수납력이 뛰어난 가방이 필요하거든요.


올여름 버클 장식 슬라이드가 인기를 끌었어요. 스니커즈랑 슬라이드 등 캐주얼한 아이템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Bruno
우리 삶에서 스포츠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이런 점은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치죠. 스니커즈, 슬라이드같이 캐주얼한 아이템은 룩을 편안하면서도 쿨해 보이게 하거든요. 이런 요소는 로저비비에가 추구하는 가치와도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로저비비에는 당신들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Bruno
로저비비에라는 아이코닉한 브랜드를 재해석하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죠.
자식 같은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일을 이네스와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요.
Ines 제가 패션에서 추구하는 것은 우아함, 상상력, 재능인데 로저비비에는 이 모든 걸 갖고 있죠. 내가 사랑하는 브랜드를 위해 일하고 동경하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엄청난 호사를 누리는 것 아닐까요.


로저비비에의 2018년 목표나 계획은 뭔가요?
Bruno
변화에 관한 것이죠. 패션은 언제나 새롭고 신비로워야 해요. 그래서 아직은 비밀이에요(웃음).


마지막 질문이에요. 뻔한 질문이지만 안 할 수 없군요. 프렌치 시크란?
Bruno
브랜드로 치장하거나 잡지의 한 페이지를 따라 하지 않는 것. 내가 가진 아이템을 적절히 섞어서 연출할 줄 아는 것. 그리고 항상 남들과 다를 것!
Ines 나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 보여주기 위해서 옷을 입지 않는 것. 그리고 나머지는 브루노의 의견에 동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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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함께해 온 브루노와 이네스의 끈끈한 우정은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브루노와 이네스의 끈끈한 우정은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1950년대 크리스찬 디올, 이브 생 로랑과 함께 예술적인 슈즈로 사랑받았던 로저 비비에. 1998년 로저 비비에가 타계한 뒤 잊혀가던 브랜드를 2003년 토즈 그룹에서 인수했고, 14년이 지난 지금 아카이브와 트렌드를 적절히 반영한 디자인을 지향하는 프랑스 대표 하이엔드 액세서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로저비비에를 14년간 진두지휘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브루노 프리소니와 홍보대사이자 프렌치 스타일 아이콘인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가 ‘Buckle Up’행사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오직 <그라치아>와 함께한 커버 촬영 현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유쾌하면서도 프로페셔널했다.

Credit Info

2017년 12월

2017년 12월(총권 97호)

이달의 목차
EDITOR
김지후
PHOTO
이영학, 유한솔, 김상우
HAIR
김선희
MAKEUP
이영
NAIL
최지숙(브러쉬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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