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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배우일 때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On October 11, 2017 0

데뷔한 지 수년이 흘렀어도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는 늘 설레고 긴장된다는 이요원. 그녀가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그라치아> 카메라 앞에 섰다.

 

스웨이드 코트, 니트 톱, 팬츠 모두 에르메스(Herme‵s). 운동화 반스(Vans).




블랙 롱 원피스, 화이트 셔츠, 사이하이 부츠 모두 니나리치(Nina Ricci).


  YO WON’S TASTE
리더 vs 팀원
팀원! 리더는 부담스러워요(웃음).
뭔가를 책임져야 하잖아요.
복수 vs 용서
용서.
멜로 vs 코미디
코미디! 코미디 보는 걸 더 좋아해요. 연기를 해야 한다면 멜로가 더 욕심나죠(웃음).
블랙 vs 화이트
화이트!
아메리카노 vs 카페라테
아메리카노.
소주 vs 맥주
맥주. 주량은 한 병 정도 마셔요.




베이지 슈트 더캐시미어(The Cashmere). 티셔츠 본인 소장품, 




9개월 만인가요? 새로운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로 돌아왔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좀 쉬었어요. 여행도 다녀왔고요.


이제 곧 촬영이 시작된다죠. 준비는 잘되고 있나요?
특별히 신경 쓴 건 없어요. 다만 이번에 맡은 캐릭터가 재벌가 딸이라, 인물에 대해 이리저리 연구 중이죠. 사람들은 제가 늘 재벌가 역할을 맡는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드라마 <황금의 제국> 이후로 두 번째예요.


그래요? 늘 당당한 이미지를 보여준 것 같은데….
최근 작품들이 자기주장이 강한 커리어 우먼 역이라서 그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은 것 같아요. 이번에 연기하게 된 김정혜라는 인물은 인간미도 좀 지닌 캐릭터거든요. 이런 캐릭터는 20대 이후 오랜만이라 어떻게 해야 할까란 고민과 함께 체력 단련도 같이하고 있어요.


<부암동 복수자들>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에요. 복수를 위해 모인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주제가 재미있는데, 간략하게 작품 소개 좀 해주세요.
일단 원작인 웹툰이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이잖아요. 저도 준비하면서 봤는데, 원작만큼 드라마도 재미있게 잘 나왔어요. 게다가 원작 캐릭터에 딱 맞는 이들로 캐스팅을 해서 그 싱크로율도 엄청나죠. 또 복수도 누군가를 죽이는 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법한 수준이라, 보면서 사이다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저도 기대 돼요.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법한 복수는 어떤 것들인가요?
예를 들어 커피 심부름을 시킨 얄미운 상사에게 침을 뱉은 커피를 주는 식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에요.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요?
전작을 끝내고 한 인터뷰에서 다음엔 말랑말랑한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거든요. 솔직히 이 역할을 제의받았을 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재벌과 다를 게 없어서 이 작품을 해야 하나란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제 스스로 부담이 되기도 했고요. 그런데 대본을 읽어보니 제 생각과 다르더라고요. 제가 연기하는 김정혜는 보통의 재벌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지닌 데다 의외의 매력도 갖춘 여자라 재미있을 것 같았죠. 오랜만에 이런 연기를 하면 새롭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요.


김정혜에게서 구체적으로 어떤 매력을 발견한 거예요?
사람들이 봤을 땐 도도한 부잣집 사모님인 줄 알지만 실상은 어딘가 좀 모자라고 아이 같은 면이 있는 여자예요.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의 시중을 받고 자란 탓에 정말 아무것도 모르죠. 마치 아이처럼 현실을 잘 모른다고나 할까. 겉만 봤을 땐 굴곡 없이 자란 것 같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달라요. 무언가 비밀이 많은 캐릭터죠.


그녀의 반전 매력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극의 재미도 풍부해지겠네요.
그러다가 ‘복수’라는 공통의 목적을 지닌 두 여자와 어우러지면서 함께 성장해 나가는 캐릭터예요.


오랜만에 여성이 이끌어가는 작품이 나온 것 같아 반가웠어요. 워낙 남성 캐릭터가 메인인 작품이 주류다 보니 최근 드라마는 물론이고 영화계에서도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잖아요.
맞아요. 드라마 <불야성>도 두 여자의 이야기였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작품이 묻히니까 여성이 주가 되는 작품이 없다고 더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작품이 나왔을 때 저 역시 반가웠어요. 만약 이 작품을 만나지 않았다면 올해는 그냥 넘겼을지도 몰라요.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을 만난 건 행운이네요.
다행인지 저는 여자들이랑 더 궁합이 좋거든요(웃음). 정말 오랜만에 여자 셋의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게 돼 반가웠죠. 특히 이번 작품에서 남자는 여자들의 적이잖아요. 극단적이긴 하지만 그런 점이 매력 있죠.


앞서 말했던 것처럼 그동안 주체적인 여자들의 모습을 주로 보여주었어요. 이번 드라마 역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점은 스스로 의도한 부분일까요?
개인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캐릭터를 좋아하다 보니 장르물이나 커리어 우먼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던 것 같아요. 그런 역할을 맡은 작품들의 성적도 더 좋았고요. 하지만 김정혜는 유일하게 직업이 없는 캐릭터예요.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정혜가 복수를 위해 자신이 주체가 되어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러면서 점점 변해 가죠. 즉, 이 캐릭터도 자신을 좀 더 사랑하고 자존감을 높이면서 성장해 나가요. 그래서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캐릭터를 좋아해요.
그래서 유독 장르물이나
커리어 우먼의 모습을 자주 보여드린 것 같아요.


그럼 실제 이요원은 어때요? 정혜처럼 목적을 위해 주도자로 나서는 편인가요?
반반인 것 같아요. 그럴 때도 있고, 전혀 아닐 때도 있어요.


혹 지금까지 살면서 배신당한 경험은 없었어요?
작품에서처럼 크게 배신당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소소한 수준이죠, 친구 사이에서의 서운함 같은. 이를 크게 생각하는 사람은 배신이라고도 하겠지만 저는 받아들이는 편이에요. 상대의 생각이 나와 다르면 굳이 잡아서 제 방식대로 하자고 하는 스타일이 아니죠. 그냥 인정해요.


보통은 내가 손해 본다는 생각에 받아들이지 못하잖아요.
용서하는 게 이기는 거라고 하잖아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복수하겠노라 계속 생각하면 제 인생이 되레 슬플 것 같아요.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쏟게 되고요. 그래서
저는 복수라는 감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럼 살면서 복수 아닌 복수를 해본 적도 없어요?
특별히 없어요. 제가 예민한 성격이긴 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선 좀 무딘 편이거든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요. 보통 자기만 빼고 만나면 아쉬움을 토로하잖아요. 전 전혀 없어요. ‘그냥 시간 되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노나 보다’라고 생각하지, ‘나는 왜 안 불렀지?’ 하는 마음은 들지 않더라고요.


굉장히 쿨한 타입이네요. 그러면 인간관계에 따른 스트레스도 거의 없겠어요.
일 외에는 없는 것 같아요. 타고나길 그 부분은 좀 무디게 태어났는지, 사실 사람들에게 무관심한 스타일이에요. 좋게 말하면 눈썰미가 없는 거고요. 헤어스타일을 바꾸거나 화장이 바뀌어도 잘 알아채지 못하는 타입이거든요(웃음).


그럼 인생에서 가장 통쾌했던 순간은 언제였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학교에서 저를 좋게 보지 않았어요. 요즘과는 달리 그 당시엔 이런 일을 하는 친구들이 거의 없어서 더했죠. 그때 선생님들에게 무시를 많이 당해서 이를 바득바득 갈며 ‘잘돼야지, 진짜 잘돼야지’ 하는 마음이 컸거든요. 그런데 정말로 잘되고 텔레비전에까지 나오니 저를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가 바뀌더라고요. 그때 정말 통쾌했죠.


<부암동 복수자들>의 관전 포인트를 꼽는다면 뭘까요?
원작보다는 조금 더 유쾌하게 풀어냈거든요. 전혀 만날 일이 없던,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던 3명의 여자가 만나 말도 안 되는 복수를 하는 모습이 재미있을 거예요(웃음).


이제는 연기가 생활일 만큼 익숙해졌다고 봐도 좋을 시간이 지났어요. 어때요?
아무래도 오랫동안 해온 일이니 익숙한 면도 분명 있죠. 하지만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면 늘 긴장되는 건 여전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잖아요. 그에 대한 예민함과 낯섦이 동시에 공존하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친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타입이거든요.


친해지기 위해 따로 노력도 하나요?
부담스럽게 들이대는 걸 좋아하진 않아요. 그저 자연스럽게 되길 바라는 편이죠. 그래서 시간이 필요한데 예전보단 확실히 줄어들었어요. 그래도 첫 리딩을 앞둔 전날에는 잠을 못 잘 만큼 여전히 긴장해요(웃음).


아직도 도전을 꿈꾸나요?
그럼요. 익숙한 걸 계속하면 좋긴 하겠죠. 하지만 제 스스로가 너무 뻔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해보지 않은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런데 이미지라는 게 무섭더라고요. 한 번 이미지가 고정되니 늘 비슷한 캐릭터가 들어와요.


그럼 어떤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어요?
요즘처럼 재벌이나 커리어 우먼 역할을 하기 전까지는 캔디형 역할을 많이 했어요. 그 당시엔 정말 지겨웠죠. ‘다른 선배들처럼 멋진 커리어 우먼 역을 해보고 싶은데 왜 나는 이렇게 질질 짜는 것만 들어올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막상 이런 역할들을 해보니 또 지겨워 지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일상적인 것, 그리고 독특한 캐릭터를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맡은 정혜라는 캐릭터가 딱 그런 것 같아요. 제겐 일종의 도전이죠.


배우에게 있어 아름다움은 뭐라고 생각해요?
이제 곧 40대가 돼요. 지금까지 일하면서 선배님들을 지켜본 결과, 나이가 들어도 여배우 같은(요즘은 여배우 라는 표현을 쓰면 안 된다고 하지만), 정말 배우 같다고 느껴지는 분들에게 진정한 아름다움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롤 모델이 있나요?
김희애 선배님이오. 아직도 여자 같고 여배우 같은 느낌이 풍기잖아요.


이요원도 그와 같은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러블리한 콘셉트만 어울리고 시크한 모습은 어색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거기에도 어울리는 나이가 되었더라고요. 20대부터 항상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나이 들고 싶다고 바랐는데, 제 바람대로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화이트 재킷, 스커트 모두 오프화이트(Off-White). 앵클부츠 알도(Aldo).

 

데뷔한 지 수년이 흘렀어도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는 늘 설레고 긴장된다는 이요원. 그녀가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그라치아> 카메라 앞에 섰다.

Credit Info

2017년 10월

2017년 10월(총권 95호)

이달의 목차
EDITOR
장정진
PHOTO
이영학
HAIR
다미
MAKEUP
유미
STYLIST
이보람(인트렌드)
ASSISTANT
조성진

2017년 10월

이달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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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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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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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인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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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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