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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Room

On May 15, 2017 0

사랑받는 배우의 본질은 작품을 위해 노력하는 거라고 말하는 고경표. 담담하게 털어놓는 그의 이야기는 늘 그렇듯 진지해서 더 깊게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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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팬츠 모두 질샌더(Jil Sander). 이너 라르디니 by 신세계 인터내셔널(Lardini by Shinsegae International). 슈즈 토즈(Tod’s).

코트, 팬츠 모두 질샌더(Jil Sander). 이너 라르디니 by 신세계 인터내셔널(Lardini by Shinsegae International). 슈즈 토즈(Tod’s).

셔츠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셔츠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셔츠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톱과 팬츠 모두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안경 키블리(Kivuli).

톱과 팬츠 모두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안경 키블리(Kivuli).

톱과 팬츠 모두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안경 키블리(Kivuli).

<시카고 타자기>가 눈에 들어온 순간부터
너무나 하고 싶었어요.
선배님들의 캐스팅이 확정되기만을 간절히 기다렸죠.
그리고 함께하는 요즘, 정말 재미있어요.



드라마 <질투의 화신>으로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모두의 사랑을 받는 스타가 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기뻤어요.
<응답하라 1988>이 큰 초석을 깔아준, 값진 시간이었죠. 사실 그 후의 차기작이 정말 중요했어요. 왜 ‘응답하라’의 저주가 있다는 설이 떠돌잖아요. 개인적으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감독님의 실력 여하나 인기에 따라 시청률이 결정되는 게 아니듯, 시청자들의 기호이자 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행히도 전 운이 좋아서 좋은 선배와 감독님, 그리고 스태프들을 만났네요.

조정석, 공효진과의 케미도 굉장히 좋아 보였어요.
선배님들과 나이 차가 꽤 나는데도 친하게 지냈어요. 요즘에도 자주 연락해요.

제 눈에는 그 작품에서 고경표가 제일 빛나 보이더라고요. 이런 게 팬심일까요. 하하.
감사합니다(웃음). 작가님이 너무 비현실적이게 좋은 모습으로만 써줘서…, 제가 뭔가 은혜를 입은 것 같아요.

 

<질투의 화신>을 하면서 조정석 형에게 많은 것을 배웠어요.
배우가 현장에서 밝게 웃으면서 사람들을 아우른다는 게 이런 거구나,
그게 바로 시너지이자 몰입도라는 것을, 본질임을 알게 되었죠.



그런데 이에 버금가는 멋진 캐릭터로 돌아왔네요.
임수정, 유아인과 함께 <시카고 타자기>로.
솔직히 유아인 선배가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하고 싶다, 꼭 어떻게든 이 작품에 들어가자’고 회사랑 얘기했어요. 게다가 무려 13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는 임수정 선배라니, 다른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았죠.

좋아하는 선배 중 하나였나 봐요.
저랑 같이 영화를 배운 또래 친구들은 임수정 선배에 대한 환상이 있어요. 전의 작품에서도 환상을 가지고 있던 공효진 선배와 작업했는데, 너무 신기한 거예요. 어릴 때 감성을 키워준 두 배우와 함께하다니. 서로 색깔은 다르지만 저희에겐 뮤즈와 같은 존재였는데 1년 사이에 이 두 분과 작업을 하는 거잖아요. <시카고 타자기> 출연을 확정 짓고 제 동기들에게 연락도 많이 받았어요. 너무 축하하고 부럽다고, 현장 이야기 좀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웃음).

그렇게 동경하던 선배들과 실제로 함께해 보니 어때요?
모니터할 때 정말 신기해요. 어릴 적 제가 봤던 그 모습 그대로 화면에 나와서요. 효진 누나도, 수정 선배도.

심지어 변함없이 예전 모습 그대로죠.
그게 너무 신기해요. 이번에 티저 영상을 찍을 때도 수정 선배가 촬영하는 거 뒤에서 봤거든요. 그냥 그 현장에 제가 함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이게 정말 말이 되나 싶으면서. 하하.

<시카고 타자기>에선 유아인 대신 글을 쓰는 유령 작가 유진오를 맡았어요. 어떤 인물인가요?
음… 미스터리한 인물이에요. 유령 작가라는 신분 속에서 자기 일을 감추는 부분이 많죠. 게다가 타자기에 얽힌 인물 간의 관계를 그려나가는 내용이거든요. 사실 대본이 다 나온 게 아니라서 더 자세한 설명은 못하겠어요(웃음).

아직 파악 중이겠군요.
드라마는 이런 게 재미있어요. 촬영하면서도 대본은 계속 나오니까 늘 새롭죠.

유진오가 되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뭐예요?
제가 직접 겪진 않았지만 개화기 시절의 작가들이 보여주는 모습들, 그 시대의 여유로움이나 유머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질투의 화신>의 고정원이 사회적인 시선이나 재력으로 인해 조금 딱딱하고 외로운 사람이었다면, 유진오는 그보다는 열려 있으면서 밝고 여유로운 모습을 지녔죠.

톱 준지(Juun.J). 팬츠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슈즈 에르메스(Herme‵s).

톱 준지(Juun.J). 팬츠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슈즈 에르메스(Herme‵s).

톱 준지(Juun.J). 팬츠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슈즈 에르메스(Herme‵s).

사실 고정원은 누가 봐도 최고의 사랑꾼이었죠.
유진오는 어떤가요?

의상이나 소품이 품고 있는 멋들이 조화롭게 융화되면서 비주얼적으론 꼭 영화 같은 느낌을 풍기죠. 여기에 재미있는 시나리오까지 더해져서 여러모로 좀 멋있어요.

드라마가 현재와 1930년대를 오가며 전개된다면서요.
유진오는 타임슬립의 과정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현재 사람들과의 교류도 그로부터 시작되죠. 대사 중에 “이래서 전생의 죄 많은 인간이 작가로 태어난다는 말이 있다”고 흘리듯 나오거든요. 그 안에 중요한… 여기까지 할게요(웃음)!

하하하. 궁금해서 본방 사수해야겠어요. 실제로도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언제로 가고 싶어요?
20대 초반으로 가고 싶어요. 대학에 들어가면서 소위 학구열이라는 게 생겼거든요. 지금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간다면 진짜 공부 열심히 할 것 같아요. 인문학이나 영어, 제2 외국어에 대한 열망이 크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관련 지식을 더 쌓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걸까요?
사실 인문학은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평범한 삶 속에서 경험들을 돌아보게 하는 공부라고 생각해요. 경험이 없으면 받아들이기 힘든 학문이죠. 그러니 많은 경험을 쌓은 지금이 적기가 아닐까 싶어요.

최근엔 영화 큐레이터로 변신했죠. 영화 채널에서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를 추천했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는 어떤 모습인가요?
배우의 입장에선 그 배우가 표현해 내는 캐릭터의 변신, 시청자나 관객의 입장에서는 캐릭터에 이입되고 그 안에서 환상을 표현하는 것 아닐까요? 저희 일이 다큐멘터리는 아니잖아요. 모든 요소에 환상을 섞어야 하는 과정이니, 그 판타지가 얼마나 현실적으로 인식되느냐가 중요하죠.

요즘엔 어떤 캐릭터에 끌려요?
지금 맡은 유진오 같은 캐릭터는 사실 제 나이 또래에서 연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색안경을 끼고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시대상을 반영할 수 있는, 진중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요. 사실 캐스팅 초반에는 우려도 많았어요. ‘아직 어린 고경표가 다른 선배들과 동년배 연기를 한다고?’ 의심도 많고 저조차도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진오가 되었어요.
많은 분의 도움을 받으면 표현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게다가 <질투의 화신>을 통해 고경표라는 배우를 보는 시선이 ‘이제는 어른 남자의 모습이 보이네,
저 친구가 어른 남자의 느낌을 내는군’으로 바뀐 것 같아요. 배우로서 굉장히 이득인 작품이었죠.

예전엔 청춘 이미지가 컸다면 이제는 온전한 성인 남자 느낌이에요.
저도 이전 작품을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초기 작품들의 코믹하고 아이 같은 모습들이 간혹 걸림돌이 되기도 했지만, <질투의 화신>이 많이 벗겨주었죠. 이번 작품으로 그런 이미지가 조금 더 확고해질 것 같아요.

작품 선택 시 고경표에게 ‘재미있다’의 기준은 뭔가요?
몰입도인 것 같아요. 텍스트를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몰입되는지, 장르를 불문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빠진 나를 발견할 때. 나중에는 머릿속으로 구상까지 하며 읽혀질 때가 제일 크죠.

그럼 배우 고경표가 구상하는 빅 피처도 있나요?
큰 욕심은 없어요.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려놓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죠.

어떤 것들을 내려놓으려고 하죠?
겉치레라든가 제가 축적해야 할 돈, 사회적 명성 같은 것들이오. 이런 것들을 계속 내려놓는 연습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곤 하죠.

초심을 지키려는 거군요.
신인일 때는 현장이 조금 무섭기도 하고, 제 스스로 현장을 재밌어하는 게 누군가에게는 과한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눈치를 보기도 했어요.

지금은요?
이제는 그냥 있는 그대로를 현장에서 표현하곤 해요.
늘 웃으면서 고맙다고. 내가 웃으면 다른 사람들도 함께 웃어준다는 것을 아니까요. 솔직히 현장에서 힘들지 않은 사람, 한 명도 없잖아요. 작품이 잘되고 안 되고를 떠나 나중에 뒤돌아봤을 때 ‘우리 스태프들이랑 즐겁고 재미있었어’ 하는 생각, 그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생각보다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 몇 없다니까요.
저는 대외적인 배우 모습만큼이나 한 인간으로서의 저도 굉장히 중요해요. 친구들과의 약속, 연애, 가족 모임 같은 일상들을 다 누리고 싶어요. 연예인으로서 포기하고 참으며 누리는 것들이 아니라 이런 소소한 삶들이 제겐 더 중요하거든요. 그런 삶을 살아온 제가 화려함을 입었다고 마음까지 변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마음이 오래도록 지속되었으면 해요, 진심으로.
네, 그럴게요. 그런 저를 두고 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해요. 직업적인 책임감으로 자제하라는 이야기도 하는데 제가 고집도 좀 있거든요. 제 기준에서 사람들이 눈살 찌푸릴 일이 아닌 것 같다는 확신이 들면 ‘전 제 걸 지킬게요’라고 말하는 편이죠.

그런 소탈함이야말로 고경표의 진짜 매력 아닐까요?
배우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지향해야 할 본질은 작품을 위해 노력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저도 변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일단은 자유롭고 싶어요. 거창한 자유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자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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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치코트 페르드르 알렌느(Perdre Haleine). 카디건, 이너, 팬츠 모두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슈즈 토즈(Tod’s).

트렌치코트 페르드르 알렌느(Perdre Haleine). 카디건, 이너, 팬츠 모두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슈즈 토즈(Tod’s).

사랑받는 배우의 본질은 작품을 위해 노력하는 거라고 말하는 고경표. 담담하게 털어놓는 그의 이야기는 늘 그렇듯 진지해서 더 깊게 와 닿는다.

Credit Info

2017년 5월호

2017년 5월호 (총권 90호)

이달의 목차
EDITOR
장정진
PHOTO
장덕화
HAIR
노혜진(에이바이봄)
MAKEUP
노미경(에이바이봄)
STYLIST
이한욱
ASSISTANT
한윤수, 김로원, 조성진

2017년 5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장정진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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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진(에이바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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