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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On December 14, 2016 0

현쥬니처럼 이력이 화려한 배우도 드물다. 클래식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음악을 시작해서 연기자로 활동하다 지금은 ‘스칼렛 모조핀’에서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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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재킷, 블랙 터틀넥, 원피스 모두 자라(Zara).

가죽 재킷, 블랙 터틀넥, 원피스 모두 자라(Zara).

 현쥬니 is… 

<태양의 후예>, <아이리스> 등에서 신 스틸러로 활약한 배우. 어렸을 때는 ‘서울 주니어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이었고, ‘벨라마피아’, ‘컴백마돈나밴드’를 거쳐 현재는 ‘스칼렛 모조핀’의 1집 앨범〈A Sad Story of the Near Future〉를 내고 활동 중이다.

이런 골목길,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저 어렸을 때 살던 동네랑 비슷한 느낌이라 옛날 생각이 났어요. 지금은 8차선 한가운데에 있는 아파트에 사는데, 너무 시끄러워 소음에 적응하는 데만 자그마치 1년 넘게 걸렸죠(웃음).

그럼 어렸을 때 고무줄놀이 같은 거 하고 놀았겠네요?
어렸을 때는 클래식을 배웠어요. 플루트를 했거든요. 레슨 때문에 친구들이랑 놀 시간도 없었고, 가끔은 학교 수업도 빼먹은 채 공연하러 가고 그랬죠. 학교에서는 맨 뒤에서 잠만 자던 학생이었어요(웃음).

현쥬니라는 이름은 본명인가요?
네. 할아버지가 작명소에서 수리오행을 따져 지은 거래요. 그런데 희한하게 아무도 뜻을 몰라요(웃음).

1985년도에 현쥬니라니, 할아버지가 무척 트렌디하셨네요.
발음이 어려워서 불편할 때가 많아요. 보통은 ‘현준이’나 ‘현준희’라고 잘못 알아듣거든요. 한 번은 “현준 씨는 성이 뭐예요?”라고 물어본 적도 있어요. 하하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현쥬니, 효린·호란과 닮은꼴’이라는 연관 검색어를 봤어요.
하하하. 맞아요. 호란 씨랑은 점 때문에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효린 씨는 까무잡잡해서 웃는 모습이 비슷하대요.

그 두 사람과 비슷해서 좋은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죠. 그 두 분의 섹시하고 탄력 있어 보이는 건강한 이미지와 닮았다는 점은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여배우 중에는 이렇게 까무잡잡한 사람이 별로 없잖아요. 다들 하얗고 예쁘장하니까(웃음).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작품이 뭐예요?
데뷔작 <베토벤 바이러스>요. 홍대에서 음악 하다가 갑자기 끌려갔어요(웃음). 지금 소속사의 대표님이 클럽에 공연을 보러 왔다가 제가 노래하는 걸 보고 계약하자고 했죠. 그래서 지금은 배우 소속사, 음악 레이블 양쪽으로 계약을 한 특이 케이스가 됐어요(웃음).

그때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선 거예요?
네. 그땐 정말 뭣도 모르고 연기를 했어요. 거의 빙의 상태였죠. 저는 그전까지 로커였는데 갑자기 연기를 하라니 어떡해요(웃음). 그냥 하이든이라는 그 역할에 몰입해서 살았죠. 그리고 작가님과 상의해서 대사가 입에 착 달라붙게 수정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하이든의 못돼먹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때요?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어요. 나이는 30대를 넘었고 결혼을 했고 아이의 엄마가 됐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베토벤 바이러스>의 철없는 하이든으로 기억하더라고요. 그 이미지를 깨는 게 아직도 어려워요.

요즘은 배우보다 가수로서 더 바쁘다고 들었어요.

과거에 인디 밴드로 활동한 적이 있어요. 지금은 배우가 음반을 낸 격이라 활동 영역이 달라졌죠. 얼마 전엔 토요일은 홍대의 클럽에서 공연하고 다음 날은 <인기가요>에서 노래를 했는데,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어리고 예쁜 친구들 사이에서 왠지 원로 가수가 된 듯한 느낌이랄까? 하하하.

인디 밴드 활동은 어땠어요?
故 신해철 선배님 밑에서 밴드 음악을 시작했어요. 3년 동안 배우고 같이 활동하다가 그 회사를 나오면서 저희끼리 여성 밴드를 결성했죠. 팀 이름은 ‘벨라마피아’로, 뭐 ‘예쁜 악당들’ 이런 의미예요.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센 언니’, ‘걸 크러시’의 조상인 암모나이트 같은 존재죠(웃음).

신해철 씨 밑에 있을 때도 그 이름이었어요?
아니요. 그때는 ‘방배동 은목걸이파’. 하하하하하!

정말요?
네, 진짜예요. 넥스트 5집 <개한민국> 앨범을 보면 실제로 들어가 있는 이름이죠. 사무실이 방배동이었거든요(웃음). 그런데 실제로는 은 목걸이를 차고 다니진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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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 스트라이프 재킷 자라. 블랙 니트 유니클로. 블랙 팬츠 유니클로 by 카린 로이펠드.

네이비 스트라이프 재킷 자라. 블랙 니트 유니클로. 블랙 팬츠 유니클로 by 카린 로이펠드.

왠지 엄청 센 음악을 했을 것 같아요.
셌죠. 가사가 직설적이라 심의에 걸려 KBS 방송 프로그램에 아예 출연조차 못했거든요.

힘든 시절도 있었겠네요.
늘 힘들었죠, 돈도 없고. 공연이 끝나면 수고비로 받은 돈을 1만원씩 나눠 가졌거든요. 동전을 털어 김밥 한 줄 시켜서 넷이 먹고 그랬어요.

홍대에서 음악을 한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죠.
치열해요. 심지어 관객 한 명도 없는 공연까지 해봤어요. 관객이 없으니 노래가 끝나고 우리끼리 박수 치고(웃음).

멤버들끼리도 끈끈했을 것 같아요.
저와 드럼 치는 언니는 계속 함께했고, 나머지 멤버들은 몇 번 바뀌었어요. 그러다 <밴디트>라는 뮤지컬을 하게 됐는데, 그때 <베토벤 바이러스>에 출연하게 됐죠. 영화 <국가대표>, 그리고 드라마 <아이리스>를 찍고 나서 벨라마피아를 해체했어요. 그러고는 지금까지 배우 현쥬니로 활동하다, 얼마 전부터 ‘스칼렛 모조핀’이라는 팀으로 다시 음악 활동을 시작했죠.

스칼렛 모조핀, 이름이 특이해요.
스칼렛은 붉은빛의 색깔을 의미하고, 모조는 마법을 뜻해요. 그래서 ‘스칼렛 모조핀’은 진홍빛 마법 턴테이블에서 돌아가는 바늘이란 의미예요. 심오하죠? 다시 음악을 한다면 ‘스칼렛’이라는 이름을 꼭 써보고 싶었어요. 배우 스칼렛 요한슨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도 좋고 <미니언즈>의 여자 악당 이름도 스칼렛 오버킬이거든요(웃음).

스칼렛 모조핀은 어떻게 결성된 거예요?
계속 음악을 하고 싶었고, 회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줬어요. 지금 소속사 대표님의 소개로 프로듀서 김덥 오빠를 만났죠. 음악이 특이하고 뻔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저도 발라드나 록 말고 다른 장르를 하고 싶었거든요.

뻔하지 않은 음악이라….
이제는 대중이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보는 시대가 됐잖아요. 오디션 프로그램, 음악 예능으로 누군가의 노래 대결이나 신인 발굴 과정을 보는 거죠. 그래서 저도 고음을 내지르는 노래가 아니라, 무대 위의 DJ처럼 즐기고 관객도 같이 춤출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렉트로닉, 재즈, 스윙 등을 접목했죠.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 장르를 섞은 건가요? 아니면 정말 새로운 음악 장르를 하고 싶었던 건가요?

후자가 맞아요. 곡 소개에 ‘뉴 재즈’라고 표현했지만 그냥 재즈에 들어가는 요소를 섞어서 어떤 건 라운지하게, 어떤 건 스윙하게, 어떤 곡은 전자음악도 섞어 1960년대 스타일을 내고자 했죠.

특이하네요.
앨범을 열어보면 그 안이 미국 신문 만화처럼 되어 있어요. AI에 관한 내용인데, AI는 감정이 없잖아요. 그런데 사람처럼 감정을 하나하나 느끼면서 오는 혼란과 본인을 이렇게 만든 사람에 대한 분노, 그리고 자신이 자폭하는 내용이 단편영화처럼 그려졌죠.

앨범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나요?
느닷없이 모호하고, 사정없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전자음악. 음악을 들어보면 정말로 그래요. 느닷없이 트럼펫이 튀어나오고(웃음). 각 트랙마다 설렘, 이별, 슬픔, 분노가 담겨 있지만 기승전결이 뚜렷하지도 않아요.

연기를 하다가 다시 무대에서 노래를 하니까 어때요?
작은 클럽에서 스칼렛 모조핀으로 첫 무대에 올랐을 때, “안녕하세요. 스칼렛이에요”라고 말하고 바로 노래를 불렀어요. 작은 공연장이었기 때문에 앞에 있는 관객들이 다 보였어요. 관객들이 어리둥절해하더라고요. 누군지 모르니까 휴대폰으로 검색하는 분들도 있었고요.

작은 소규모 공연장의 매력은 뭔가요?
관객의 표정 하나하나, 숨소리까지 다 들려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죠.

배우, 그리고 가수로서 현쥬니는 어떤 사람인가요?
배우로서 현쥬니는 끊임없이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고 있어요. 그리고 역할에 대해 혼자 감당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죠. 배우는 참 외로운 직업인 것 같아요. 스태프들이 있지만 결국은 카메라 앞에 서는 건 자신 혼자이거든요. 가수 스칼렛도 마찬가지로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해요. 하지만 같이 음악을 하는 멤버가 있어요. 공연장에서의 공기와 온도는 촬영장의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죠.

가수마다 풍선 색깔이 있잖아요. 스칼렛의 풍선 색깔은 뭐로 하고 싶어요?
원래 좋아하는 색깔은 푸른 계열인데, 스칼렛 모조핀에 맞는 색깔은 와인 빛인 것 같아요. 그런데 팬들이 풍선 들고 공연 보러 오는 날이 있을까요(웃음)?

현쥬니처럼 이력이 화려한 배우도 드물다. 클래식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음악을 시작해서 연기자로 활동하다 지금은 ‘스칼렛 모조핀’에서 노래를 부른다.

Credit Info

2016년 12월호

2016년 12월호(총권 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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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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