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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패션위크 종말론?

On September 02, 2016 0

변화의 시기엔 항상 떨림이 수반된다. 패션위크라는 가장 화려한 이벤트는 꽤 오랫동안 고수해 온 패션 캘린더를 외면한 채 새로운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 그리고 우려되는 결과는 남성 패션위크의 끝을 알 수 없는 추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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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멍도 두 번째 시즌인 2015 봄/여름 컬렉션부터 유니섹스 컬렉션을 진행했다.

베트멍도 두 번째 시즌인 2015 봄/여름 컬렉션부터 유니섹스 컬렉션을 진행했다.

베트멍도 두 번째 시즌인 2015 봄/여름 컬렉션부터 유니섹스 컬렉션을 진행했다.

보테가 베네타는 2016 가을/겨울 남성복 컬렉션에 이미 여자 모델을 등장시킨 바 있다.

보테가 베네타는 2016 가을/겨울 남성복 컬렉션에 이미 여자 모델을 등장시킨 바 있다.

보테가 베네타는 2016 가을/겨울 남성복 컬렉션에 이미 여자 모델을 등장시킨 바 있다.

변화는 이렇게 찾아왔다. 버버리가 먼저 목소리를 냈다. 매년 네 번 선보였던 남성과 여성 컬렉션을 통합해 1년에 두 번만 진행하겠다고 나선 것. 그리고 브릿, 런던, 프로섬으로 나눈 라벨도 통합한다고 공표했다. 무거운 짐을 떨쳐버리고 복잡다단한 기존의 방식을 간소화하겠다는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전략적 선택으로 이해됐다.

며칠 뒤 톰 포드는 2월로 계획된 2016 F/W 컬렉션을 취소했다. 대신, 9월에 LA에서 컬렉션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무심해 보였지만, 어느 정도 합리적인 결과였다. 기존 방식은 현시대와 맞지 않는 운용 방식이란 주장을 내세우며, 더 이상 구식 시스템을 따르지 않겠다고 ‘보도 자료’는 말했다.

베트멍의 뎀나 즈바살리아도 2017년부터 남녀 통합 쇼를 1년에 2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패션쇼의 비효율적인 면과 쓸데없는 비용 지출에 늘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던 게 사실이다.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4대 패션위크 도시 중 뉴욕은 패션위크의 형식을 재고할 생각을 내비쳤다.

타미 힐피거나 마이클 코어스 같은 연륜과 명망을 지닌 디자이너들이 이미 시즌과 연계한 인-시즌 컬렉션에 적극 동참하는 행보로 상징적인 행동을 개시했기 때문.

상대적으로 위축돼 있는 뉴욕 컬렉션에 변화가 필요하자, 재도약을 위한 선배 디자이너들의 신속한 대응이 아닐까라는 추측이다. 최근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패션계 이슈이다 보니, ‘시 나우, 바이 나우’(See now, Buy Now)라는 슬로건이 저항할 수 없는 당연한 변화의 수순이라 착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4대 패션위크 모두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다. 파리의상조합협회는 이같은 주장에 반대 의사를 표했고, 럭셔리 하우스들이 군집해 있는 파리에선 대책위원회가 소집됐다. 투표 결과는 만장일치로 반대. 파리의상조합협회의 회장인 랄프 톨레다노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의 현명한 선택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기존 고객들은 현 패션 캘린더에 익숙해 있으며, 기다림은 욕망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언급했다.

장인들이 수작업을 통해 꽤 오랜 시간 작업을 해야 하는 지금의 방식으론 불가능한 미션과도 같다는 것. 우려 중 하나였던 SPA 브랜드와 모조품을 피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했다. 주 단위로 옷을 생산해 내는 SPA 브랜드들은 이미 럭셔리 하우스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초고속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는 변화를 원하고, 다른 누구는 기존의 시스템을 고수하길 바란다. 아직 그 변화의 조짐은 미세할 뿐이다.

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행보가 정착된다면? 남성 패션위크는 분명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2017년 S/S 남성 컬렉션이 진행됐던 지난 6월, 밀라노는 조용했다. 보테가 베네타는 9월 여성 주간에 더 큰 이벤트를 준비한다는 미명하에 쇼를 하지 않았고,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캘빈클라인도 디자이너의 부재로 쇼 캘린더에서 빠졌다.

도시는 한산했고, 에디터는 헛헛했다. 다수의 브랜드가 빠르게 기존 패션 캘린더에서 빠져나가 여성 컬렉션과 통합을 이루진 못할 거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나둘 빠져나간다면, 여성 패션위크에 비해 주목도가 낮은 남성 패션위크는 그 미약한 힘마저 잃어버릴 공산이 크다.

혹자는 남성복에 강점을 지닌 브랜드들은 피티 우오모로 이동할 거란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피티 우오모 역시 기존의 화려함을 잃고, 형식적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솔직히 시너지는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남성 잡지를 가열하게 만들고 있는 에디터들이 할 수 있는 건 아쉽게도 없다. 관망적인 태도로 그들의 동태를 살필 뿐이다. 아니면 이런 분위기가 정착되기 전에 여성 패션지로 이동하는 초강수를 둬야 하나?

여담이지만, 파리와 밀라노 등 남성 패션위크가 나름 활성화되고 있다고 생각했던 몇 시즌 전에도 그 도시 사람들은 패션위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여성 패션위크의 힘은 여전하고, 남녀 통합과 함께 더 반짝거리게 될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남성 패션위크의 힘이 전과 같지 않을 거란 예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안타깝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사태가 바로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미약한 남성 패션의 숙명일지도 모르니까.

각종 외신 매체에선 새로운 패션위크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남성 패션위크의 위기를 우려하는 기사를 다뤘다.

변화의 시기엔 항상 떨림이 수반된다. 패션위크라는 가장 화려한 이벤트는 꽤 오랫동안 고수해 온 패션 캘린더를 외면한 채 새로운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 그리고 우려되는 결과는 남성 패션위크의 끝을 알 수 없는 추락이다.

Credit Info

2016년 08월 01호

2016년 08월 01호(총권 81호)

이달의 목차
WORDS
성범수(<아레나 옴므 플러스> 부편집장)
EDITOR
김민지
PHOTO
maxtree, Business of Fashion, Highsnobiety, The Daily, Today Online

2016년 08월 01호

이달의 목차
WORDS
성범수(<아레나 옴므 플러스> 부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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