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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의 육아상담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정리한 예방접종 FAQ

On September 25, 2017 0

아이의 탄생과 동시에 부모에게 주어지는 막중한 임무가 있으니 바로 ‘예방접종’입니다. 특히 어린아이일수록 맞혀야 할 백신 종류가 많다 보니 젖먹이 아기가 있는 집이라면 으레 스마트폰이나 달력에 주사 맞는 날이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곤 하지요. 누구나 맞는 예방접종이라지만 종류도 많고 여러 회차에 걸쳐 접종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니 자연스레 이런저런 궁금증도 생기게 마련입니다. 아이가 열이 나거나 감기에 걸렸는데도 주사를 맞히러 병원행을 감행해야 하는지, 아니면 일단 스케줄을 미루는 게 좋은지 한두 번은 고민해 봤을 겁니다. 또 부득이하게 타이밍을 놓쳤는데 이후 스케줄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심한 적도 있을 테고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정재호 선생이 부모님들이 자주 묻는 예방접종 궁금증을 한데 모아 정리했습니다.

 

PROFILE

PROFILE

 +  정재호 두 아이의 아빠이자 대전엠블아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 소아청소년과야말로 부모들이 마음껏 육아 상담을 할 수 있는 곳이길 바라며 친근한 ‘동네 병원 선생님’이 되고자 노력 중이다. ‘정재호의 육아상담실’ 코너를 통해 아이들의 질병·성장·발달·훈육 등 보편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육아의 기본을 짚어주고 있다.



 ->  기본, 선택, 필수? 뭐가 맞는 말?

많은 부모님들이 예방접종을 크게 나누어, 필수와 선택으로 알고 있지만 공식적인 분류는 아닙니다. 사실 이러한 분류는 ‘대한소아과학회’와 ‘질병관리본부’의 기준과 명칭이 조금 다른데요.

소아과학회에서 말하는 ‘기본접종’과 질병관리본부에서 ‘국가예방접종’으로 분류한 접종을 ‘필수접종’이라고 이해하고 그 외에는 ‘선택접종’이라고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세세한 분류는 조금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보통 선택접종에 해당하는 예방접종이 필요치 않아서 ‘선택’ 사항이 되었다기보다는 이른바 ‘가격대 성능비’ 때문에 기본접종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는 게 옳습니다.


의학적인 필요성이 아니라 국가 재정 상태에 따라 정해졌기에 경제 사정이 좋은 나라에서는 기본이면서 필수이고 무료로 접종해주는 백신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선택인 접종이 더러 있습니다. 개개인이 각자의 비용을 지불하도록 권장하는 것이지요.

대표적인 예가 로타바이러스와 수두 2차 예방접종입니다. 특히 수두 2차 접종은 괜한 오해를 살까 봐 접종 권하는 걸 머뭇거리는 의사들도 있습니다.


보통 수두 접종은 만 13세 이후에 처음 접종하는 경우 4주 이상 간격으로 2회 접종을, 만 13세 이전에 수두 접종을 받는다면 공식적으로 1회 접종을 권장합니다. 그러나 1회 접종만으로는 수두에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몇몇 국가에서는 2회 접종을 기본으로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2회 접종을 권유합니다. 하지만 1회 접종에 한해서만 국가에서 비용을 지원하기에 의사 입장에서는 선뜻 권하지 못하는 거죠. 수두 접종은 보통 12개월에 하는 첫 접종 뒤 3개월이 지났다면 언제든지 추가로 접종할 수 있습니다.

편의상 만 4세 MMR 2차 접종 시기에 같이 맞도록 권하니 단골 선생님께 문의한다면 아이의 상황과 병력에 따라 적당한 조언을 해줄 겁니다.




 ->  동시 접종, 정말 괜찮은가요?
“흔히 사용되는 대부분 생백신과 불활성화 백신은 동시 접종(즉, 같은 날에 2개 이상의 백신을 서로 다른 부위에 접종)을 해도 항체 반응을 감소시키거나 이상 반응 빈도를 증가시키지 않는다.” - 14쪽,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의 역학과 관리, 질병관리본부, 2017.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같은 날 가능한 접종을 한꺼번에 하도록 권장합니다. 아기에게 여러 가지 백신을 한 번에 접종하는 건 언뜻 생각하면 위험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이상 반응이 나타날 확률이 백신 개수에 따라 늘어난다면 맞는 이야기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2개 또는 4개의 주사를 맞더라도 열이 나거나 아이가 힘들어할 가능성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비교적 ‘열이 나는 예방접종’이라고 엄마들 사이에 알려진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했을 때 38℃ 이상 발열을 보이는 빈도는 20% 정도입니다. B형간염 백신은 5% 정도에서 열이 나는데, 둘을 같이 접종한다고 25%의 빈도가 되지는 않습니다.

둘 중 발열 빈도가 높은 접종 즉, 20% 확률보다 높지는 않을 겁니다. 반면에 다른 날 따로 접종한다면 하루는 20%, 또 다른 날은 5%의 확률로 각각 열이 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동시 접종은 병원 방문 횟수를 줄여주고 제때에 잊지 않고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게 해줍니다.


하려면 할 수야 있지만 동시 접종이 망설여질 때도 간혹 있습니다. 특히 생후 6개월 무렵은 계절과 백신의 종류에 따라 3개에서 6개까지 접종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B형간염, DTP, 소아마비, 폐렴구균, Hib, 인플루엔자가 이에 해당하는데 이론상으로는 양쪽 허벅지에 각각 두 대씩, 양쪽 어깨 삼각근 부위에 한 대씩 접종하면 되지만 몸이 말라서 삼각근의 근육량이 부족해 보이는 아기에게 선뜻 주사를 놓기는 어렵지요.

참고로 돌 이전에는 허벅지 바깥 부위에, 만 3세부터는 어깨 삼각근에 주사합니다. 만 1~2세 아이들은 근육량을 살펴서 허벅지나 어깨 중 적당한 곳에 접종합니다. 아무리 동시 접종이 권장 사항이라지만 엄마가 걱정하는데 한 번에 하라고 강요할 일은 아니지요.




 



 ->  예방접종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경우
예방접종을 말려야 하는 상황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백신에 함유된 성분이나 이전에 백신 접종 후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가 대표적인 접종 금기 사항에 해당되는데, 단순히 두드러기 정도가 아니라 입술부터 목구멍까지 모두 부어올라 갑자기 쉰 목소리를 내며 숨쉬기 힘들어 헐떡거리는 정도를 말합니다.

이를 아나필락시스라고 하지요. 또 이전에 장 중첩증이 있었던 아기라면 로타바이러스 예방접종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임신 중에는 생백신 접종도 금기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전에 DTP 접종 이후 48시간 내에 40℃ 이상 열이 난 적이 있거나, 3시간 이상 달래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운 적이 있을 때, 또 경련을 일으킨 적이 있다면 접종을 절대 금하지는 않지만 의사에게 알려 접종을 미루거나 상급 병원의 감염 전문가를 통해 접종 여부를 결정하는 게 안전합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지 않는 정도의 기침, 콧물, 설사나 중이염 등 가벼운 급성 질환을 앓는다고 예방접종을 미루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아파 보이지 않고 보호자가 아이가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면 접종 전에 체온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도 없습니다.

보다 안전한 접종을 위해 다들 체온을 측정하지만 지침상으로는 그렇습니다. 증상보다는 전체적인 상태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애매한 상황에서 접종을 할 것인지 여부는 오랜 시간 한 아이를 살펴온 단골 소아청소년과 의사라면 어렵지 않게 결정할 수 있는 일입니다.

또한 항생제를 복용하는 중에 접종을 해도 항생제나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거나 이상 반응이 더 잘 나타나지도 않습니다.


접종 후에 아이가 힘들어하지는 않는지 잘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사실상 특별히 주의할 점은 없습니다. 샤워해도 되고 목욕을 해도 됩니다. 외출하고 산책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백신의 종류나 접종 여부보다는 아이의 전신 상태에 따라 결정할 일입니다.

아이가 피곤해하면 당연히 쉬어야 하고,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평소와 똑같이 먹고 놀면서 지내면 됩니다. 요즘엔 많은 병원에서 접종 후 작은 밴드형 스티커를 붙여주곤 하는데 이것도 꼭 필요하진 않아요. 몇 초 꾹 눌러주는 정도면 사실 충분합니다.

주사 부위를 오랫동안 혹은 세게 문지르면 멍이 들기 쉽고 밴드를 오랜 시간 붙여두면 접촉피부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돌 이후에 하는 DTP 추가 접종의 경우 접종 부위가 붓는 일이 드물지 않은데, 냉찜질이나 해열진통제가 불편을 줄여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간혹 열이 오르지 않게 조심해야 하느냐는 질문도 듣습니다. 그런데 조심한다고 발열을 피할 수는 없겠지요. 발열, 주사 부위 통증과 부종 등 이상 반응은 대개 접종 후 48시간 이내에 나타나므로 이때 아이를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보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  접종 시기를 보호자 마음대로?
미숙아는 교정 연령이 아닌 태어난 생일을 기준으로 접종합니다. 최근에 우리 애는 체중이 적으니 BCG 접종을 미루겠다는 분을 여럿 봤는데 잘못된 소문이 퍼진 것 같습니다. B형간염 접종 외에는 체중을 기준으로 접종 여부를 따지지 않습니다.

아이가 아프거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원래 맞혀야 될 날짜에 접종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원래 맞혀야 하는 날보다 조금 늦게 오는 편이 오히려 낫습니다. 정해진 ‘최소한의 접종 간격’보다 더 빨리 접종할 경우 백신의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단,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생후 15주를 지나면 첫 접종을 할 수 없고 8개월이 지나면 마지막 접종을 못하니 제날짜에 맞히지 못할 경우 병원에 문의해 적당한 날짜를 다시금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아이가 너무 어리니 조금 더 커서 접종하면 안 되느냐는 질문도 자주 받습니다. 하지만 백신은 권장하는 적정 월령에 맞춰 접종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이가 좀 더 자라서 접종한다고 주사가 덜 아프지도 않고 더 효과가 좋지도 않습니다.

백신 각각의 권장 시기는 그 시기 아이에게 중요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정해놓은 겁니다. BCG나 소아마비 백신처럼 아이가 일정 연령 이상 자라면 오히려 접종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때까지는 질병의 위험에 무방비 상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외국에서 거주하다 일시적으로 귀국한 아이의 접종 일정은 아이가 앞으로 주로 거주하게 될 나라의 예방 지침에 따라야 합니다. 각 나라의 예방접종 종류와 일정이 그곳의 질병 상황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이죠.

예방접종에는 기본 권장 지침과 수많은 예외 상황, 또 그에 따른 권장 사항이 있습니다. 또한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매년 조금씩 수정되지요. 각각의 경우를 엄마가 모두 기억해두기는 어렵습니다.

예외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때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고, 시기를 놓쳤다면 예방접종 전문가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게 이후의 일정을 조정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입니다.

 

아이의 탄생과 동시에 부모에게 주어지는 막중한 임무가 있으니 바로 ‘예방접종’입니다. 특히 어린아이일수록 맞혀야 할 백신 종류가 많다 보니 젖먹이 아기가 있는 집이라면 으레 스마트폰이나 달력에 주사 맞는 날이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곤 하지요. 누구나 맞는 예방접종이라지만 종류도 많고 여러 회차에 걸쳐 접종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니 자연스레 이런저런 궁금증도 생기게 마련입니다. 아이가 열이 나거나 감기에 걸렸는데도 주사를 맞히러 병원행을 감행해야 하는지, 아니면 일단 스케줄을 미루는 게 좋은지 한두 번은 고민해 봤을 겁니다. 또 부득이하게 타이밍을 놓쳤는데 이후 스케줄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심한 적도 있을 테고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정재호 선생이 부모님들이 자주 묻는 예방접종 궁금증을 한데 모아 정리했습니다.

Credit Info

기획
박시전 기자
정재호(대전 엠블아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
사진
추경미

2017년 09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박시전 기자
정재호(대전 엠블아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
사진
추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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