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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와이 도시오입니다”

On April 17, 2017 0

아이 키우는 집에는 한 권쯤 있다는 <100층짜리 집> 시리즈의 이와이 도시오 작가가 지난 3월 한국을 찾았다. 2009년 <100층짜리 집>을 국내 첫 발간한 이후 <지하 100층짜리 집>, <바다 100층짜리 집>까지 연이어 큰 사랑을 받으며 국내 최초로 특별전시회를 열게 된 것. 작가를 직접 만나러 온 꼬마 독자들의 열기로 북적거렸던 전시회 현장을 취재했다. 더불어 평범하지만 특별했던 작가의 유년 시절, <100층짜리 집> 이야기가 탄생하기까지 얽힌 재미난 에피소드도 들었다.

chapter 1 

재미나고 신기한 <100층짜리 집> 이야기

작가는 어릴 때부터 이상한 걸 생각하길 좋아하는 아이였다. 발이 달린 엉터리 물고기를 그려놓고 누이들에게 보여주며 ‘이 이상한 물고기 좀 봐!’ 하며 즐거워했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무엇이든 거침없이 그려내곤 했다. 

 

이상한 것을 생각해내고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이야말로 가장 즐거운 일이라 생각한 작가가, ‘이상한 것 만들기에 있어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천재’인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그림책을 펴냈다. 베스트셀러 <100층짜리 집>, 그리고 후속작인 <지하 100층짜리 집>, <바다 100층짜리 집>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Q자그마치 ‘100층’이나 되는 집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이렇게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구조가 최근에는 제법 많아졌지만 <100층짜리 집>이 출간되던 당시만 해도 좌우가 아닌 위아래로 넘기는 책의 형식이 참 새로웠어요.

 

 

숫자를 테마로 한 그림책을 만들고 싶었어요. 숫자와 관련된 그림책을 보면 대부분 사과 10개가 나열되어 있다거나 바나나 몇 개가 그려져 있는 식이라 재미가 없더군요. 숫자라는 것이 점점 늘어나는 성질이 있잖아요. 

 

그래서 ‘점점 늘어나는 게 무얼까’ 하고 고민하다가 ‘집, 건물’이 떠올랐어요. 일반적인 그림책은 양옆으로 펼치는 방식인데 그렇게 하면 올라간다는 표현이 안 되니까 세로로 넘겨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죠.

 

 그런데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어요. 작업하면서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라 집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100층짜리 집> 시리즈의 제목도 전부 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요. <100층짜리 집> 작업을 할 때 각 층마다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 하나하나에 집중했었지요.

 

볼거리 많은 ‘관찰 그림책’ 형식이라 작화 분량이 어마어마할 텐데요. 작업 기간이 무척 길었을 것 같아요. 

<100층짜리 집> 시리즈는 한 권 완성하는 데 작업 기간이 1년 이상 걸렸어요. 아이디어와 기본 스토리 구성은 비교적 금세 마쳤지만 그리는 과정이 오래 걸렸죠. 우선 대략의 스케치를 해요. 그러고 나서 완성된 스케치를 보고 또 보면서 고치고 고쳐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치고 또 고치는 식이에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100층짜리 집>의 경우 손으로 직접 그리는 방식과 컴퓨터로 그리기, 이 두 가지 방법을 조합했어요. 우선 몇 차례 연필 스케치를 거치며 머릿속 아이디어를 형태로 만들어나가죠. 공이 많이 드는 작업이에요. 

 

연필 초안이 완성되면 그걸 다시 펜으로 그리며 다듬어요. 이 그림을 스캔한 다음 컴퓨터 작업으로 색을 칠하는데, 컬러 배색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색칠을 마치면 그 데이터를 인쇄소에 보내 인쇄를 하죠.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인쇄된 그림에 색연필로 그림자 등을 입혀서 마무리 손질을 해요. 이렇게 하면 컴퓨터로만 작업한 그림보다 훨씬 따뜻함이 느껴져요. 한마디로 <100층짜리 집>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장점을 조합해 완성된 책이지요.

 

Q그림책 안에 마치 숨바꼭질하듯 찾아내야 하는 작은 요소가 많아요. 책장을 펼칠 때마다 전에 놓쳤던 새로운 것들이 자꾸 눈에 들어와요. 그런 잔재미에 아이들도 열광하는 것 같아요. <바다 100층짜리 집>에서 쿠우 가 바다 속 100층에 다다르기까지 많은 동물 친구들을 만나잖아요.


무심코 책장을 넘기면 놓치기 십상인데 실은 그 동물 친구들이 전부 지하 100층에 사는 거북 할머니의 생일을 축하하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요. 


공벌레가 만든 ‘낙엽떡’이 마지막 장면의 거북 할머니 생신 상에 올라가 있고, 지렁이가 두루마리 족자에 열심히 쓴 글자는 거북 할머니에게 드릴 축하 카드였지요. <100층 짜리 집> 시리즈도 그렇지만 한국에는 출간되지 않은 그림책 <손가락 짱의 대모험>도 이렇게 세밀한 부분이 참 많아요. 특별히 이런 장르에 매료되나요?

 

어릴 때부터 자잘한 것들을 자세히 살펴보는 걸 참 좋아했어요. 작은 가전제품이나 기계의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분해하고 조립하는 일이 다반사였죠. 그런 기질과 경험이 쌓여 책을 만들 때도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어요. 

 

또 열 살 때 ‘공작책’이라고 이름 붙인 나만의 공책을 직접 만들었어요. 머리에 떠오르는 장난감이나 도구 같은 게 있으면 바로바로 아이디어를 공책에 적어뒀지요. 이 시기가 바로 책 만들기의 시작점이었던 것 같아요. 

 

평소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데, 무엇보다 나부터 재밌고 즐거워할 수 있는 책을 만드는 거예요. 나 스스로를 만족시키고 싶은 책을 만들었는데 마침 아이들도 좋아하고 호기심도 충족시켜주었으니 아주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 할 수 있겠지요.

 

 

Q<100층짜리 집>의 각 층마다 다양한 동물이 등장해요. 이 동물들이 등장하는 순서에도 나름 계산이 있었을 것 같아요.

 

도치 군이 갑자기 ‘이상한 집’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처음에는 인간의 집과 비슷한 공간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독특한 집으로 변해가도록 설정했어요. 그래서 맨 처음은 우리 일상에서도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동물인 쥐가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공간도 사람의 거주 환경과 비슷하게 꾸몄는데 실은 저희 집 인테리어와 가구를 참고했답니다. 그다음에는 다람쥐가 나오는데, 익숙한 소재인 나무를 주재료로 만든 집에 살아요. 그리고 이파리와 초록 식물 등으로 이루어진 집에 사는 개구리…. 

 

이런 식으로 점점 인간의 집과는 다른 독특한 집으로 변해가도록 꾸몄죠. 동물의 종류와 등장 순서에 대해서 꽤 많은 고민을 했어요.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집 자체의 모습이나 인테리어, 색과 형태의 변화를 어떤 식으로 구성해야 꼬마 독자들이 깜짝 놀라고 즐거워할지 고민한 결과가 지금의 모습입니다

 

Q<100층짜리 집> 시리즈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10층 단위로 이루어진 공간을 이동하죠. 주인공 아이는 각 층마다 동물 친구들을 만나며 신나게 모험을 해요. 그리고 마침내 100층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을 마친 뒤 다 시금 자기 공간으로 돌아오는데 이때 이동 장면이 참 기발해요. 

 

‘현실 - 판타지 - 다시금 현실’이라는 이야기 구조도 재미나고 무엇보다 눈 깜짝할 사이에 마치 꿈을 꾼 듯 자기가 원래 속해 있던 공간(집)으로 ‘짠!’ 하고 돌아오는 순간은 짜릿하고 통쾌한 느낌마저 들어요. 이렇게 설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100층짜리 집>에서는 도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단숨에 ‘슝’ 하고 내려오고, ‘지하 100층’에서는 쿠가 거북 할머니 등에 올라타고선 뿜어져 나오는 온천 물길을 따라 한 번에 ‘푸앙’ 하고 돌아가요.

 

‘바다 100층’에서는 바다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바다 물길을 따라 ‘슈르르르르르르’ 솟아오르죠.<100층짜리 집>이 첫 책이다 보니 이야기에 좀 자신이 없었어요. 그 무렵 아동문학평론가 세타 테지의 글을 보게 됐죠. ‘아이들 책은 두근거리는 모험을 한 다음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 

 

결국엔 집으로 돌아오는 결말의 책이 아이들을 안심시 킨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분 글을 읽고 나니 이런 결말도 괜찮겠구나 싶었어요. 게다가 100층까지 열심히 걸어 올라갔는데 다시 걸어서 내려오려면 아이들로선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래서 주인공 아이가 100층 구경을 다 마친 다음 편하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번에 ‘슈웅’ 내려오게 설정했는데 이 장면이 실제로 아이들에게 편안함을 준 것 같습니다. ‘지하 100층’과 ‘바다 100층’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32쪽 분량으로 끝나야 하니까 그에 맞춰 구성한 면도 있지만요.

 

Q하늘 높은 곳까지 쭉쭉 올라가던 <100층짜리 집>에 이어 2편 ‘지하 100층’에서는 지하로, 지하로 100층까지 내려갑니다. 그리고 다시금 ‘바다 100층’에서는 인형 콩이가 바다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가 100층까지 모험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이렇게 기발하고 재미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요? 그리고 <100층짜리 집>의 다음 시리즈가 또 있는지 궁금해요. 우주 저 멀리까지 올라가는, 혹은 잭과 콩나무의 나무처럼 하늘 높이 이어진 나무집은 아닐지 잠시 상상해봅니다.

 

몇 년 전 시즈오카 현에 위치한 이즈(伊豆)라는 곳으로 이사를 왔어요. 저한테는 집이 곧 작업장인 셈인데, 이곳은 해안가라 언제든지 바다를 보러 갈 수 있어요. 여름에는 바닷물로 뛰어 들어가 수영을 하죠. 

 

집에 텃밭을 만들어 채소도 직접 가꾸어 먹어요. 평소에 아이디어나 이야깃거리는 늘 가까운 주변에서 얻어요.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이곳이 더없이 좋은 작업장이 되어 주죠. <바다 100층짜리 집>도 바로 이곳에서 쓰고 그렸어요. 

 

<100층짜리 집> 시리즈는 지금 한 권 더 구상하고 있어요. 물론 자세한 내용은 아직은 비밀입니다.(웃음) 저는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아이들만의 공통된 감각이 있다고 믿어요.

 

일본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의 꼬마 독자들도 <100층짜리 집>의 그림과 스토리, 캐릭터를 마음껏 즐겨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책을 보는 데에만 그치지 말고 손으로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보고 또 그려본다면 더욱 즐거울 거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몸을 움직여가며 온몸으로 책을 즐긴다면 상상력도 더욱 확장되고 훨씬 행복해질 겁니다.

 

 

 


 

chapter 2 

나는 실수 왕 도시오!

‘작가들의 어린 시절은 조금 남다른 구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면 오는 3월 말 출간을 앞두고 있는 작가의 자전적그림책 <실수 왕 도시오>가 그 궁금증을 해소해줄 것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실수쟁이 도시오. 아옹다옹 다투는 형제자매와 따뜻하고 자상한 부모님, 그 안에서 성장하는 꼬마 도시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개구쟁이 우리 아이랑 다를 바 없구나’라는 생각에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또한 아이에게 물려줄 최고의 유산은 ‘행복한 유년의 추억’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 다. 아름답고 따뜻한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

 

Q한국에서 출간을 앞두고 있는 책이 <실수 왕 도시오>(북뱅크)입니다. 오늘 작가와의 만남에서 책 내용을 살짝 공개하셨는데,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그림책이라고 들었어요.

제 이름이 ‘이와이 도시오(いわい としお)’ 잖아요. 그런데 어릴 때는 도시오란 이름 대신 ‘도지오’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렸어요. 일본어로 ‘도지(ドジ)’라는 말이 좀 칠칠맞고 모자란다는 뜻이거든요. 어릴 때 운동신경이 너무 없었어요. 하는 일마다 실수 연발인데다 맨날 넘어지고 단 하루도 몸이 성할 날이 없었죠.

 

 위로 누나가 셋인데 불쌍한 남동생 하나를 두고 맨날 ‘도지(모지리)’라고 부르며 놀렸어요. 그때는 너무 싫었던 별명인데 책에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니 참 행복한 추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스럽게 따뜻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게 되었어요.

 

Q운동신경 떨어지는 막내아들, 거기에다 위로는 셋씩이나 되는 센 누나 등쌀에 기죽은 유년을 보냈을 것도 같은데 작가님의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어릴 때 작가로서의 자질이 보였는지도 궁금합니다.

운동신경 제로에 매일 넘어지고 다치고, 늘 상처투성이인 아들을 부모님께서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으셨겠죠. 막내아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지 늘 고민하셨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제가 갖고 싶어 하던 공작책을 사다가 살짝 놓아두셨어요. 

 

그때부터 그 책을 참고해 가면서 매일매일 만들기에 열중했죠. 독특한 모양의 ‘로켓 연’을 만들어 연날리기 대회에 나가 특별상도 받았어요. 누나들한테도 칭찬을 받았죠. 그 내용이 <실수 왕 도시오>에 담겨 있어요. 책 제일 뒤편에 로켓 연 만드는 방법도 넣어뒀으니 궁금하다면 직접 만들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Q책 속에 등장하는 부모님 모습이 참 따뜻하고 자상한데요. 작가님의 부모님은 어떤 분들이었나요? 작가님처럼 예술가적 기질이 있었나요?

제 부모님은 무얼 시키거나 강요하지 않으셨고 늘 잘하는 걸 스스로 해보도록 격려하고 북돋워주셨어요. 제가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부모님 덕분이죠. 

 

예술가적 기질을 지녔다거나 하진 않으셨지만, 아버지를​ 떠올리면 늘 함께 무언가 만들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나요. 손재주가 좋으셔서 노후에는 도장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지셨죠. 가족들, 친지, 친구들에게 직접 판나무 도장을 선물하곤 하셨는데 한 100개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이건 내 작가 인생에 정말 큰 영향을 준 일이었다’라고 할 만한 사건이 있나요?

초등 3~4학년쯤 때였어요. 하루는 어머니가 “도시오, 이제 장난감은 사주지 않을 거야”라고 선언하셨죠. 아직 어릴 때였으니까 정말 충격이었고 슬펐어요. 그 때부터 뭐든 직접 만들기 시작했어요. 공작책을 보면서 이것저것 시도했죠. 

 

게 습관이 되다 보니 어느 순간 ‘장난감이 없어도 괜찮아. 직접 만들면 되니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하나둘 직접 만들다가 결국 이렇게 작가가 된 것 같아요. 저한테는 엄청나게 큰 사건이었는데, 정작 어머니는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조차 기억 못하시더라고요.(웃음)

 

Q ‘장난감이 없어도 괜찮아. 만들면 되니까!’라는 말 진짜 멋져요. 작가님은 두 딸을 둔 아빠이기도 한데 아이들 장난감도 손수 만들어 준다면서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부모님과 늘 무언가 함께했던 날들이 가장 행복하고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주말이면 아버지께서 항상 제 옆에 딱 붙어 앉아서 만들기를 도와주곤 하셨어요. 또 아버지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 여기저기 놀러 다니기도 했고요. 

 

제가 살던 곳이 바닷가 근처였는데 하루는 “도시오, 낚시 하러 가자” 하시더군요. 그런데 정작 낚시 도구는 하나도 안 챙기시는 거예요. ‘어떡하지?’ 생각하고 있는데 해변에서 나뭇가지를 주워 오시더군요. 또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도구들을 하나둘 모으더니 그럴듯한 낚싯대를 만드시는 거예요. 

 

물고기 밥은 조개를 깬 다음 조갯살을 조금씩 바늘에 꿰어서 썼죠. 멋진 낚시 도구부터 먹이까지 뚝딱 완성되었어요. 그때 ‘아무것도 없는 데서 새로운 걸 만드는 것의 즐거움’을 알게 된 것 같아요.

 

Q 전시장 곳곳에 세팅된 ‘도시오표’ 수제 장난감들이 눈에 띄어요. 평소 ‘손으로 만든 장난감을 창작의 원천’이라고도 하셨죠. 특히 중앙에 세워둔 거대한 말 조형물은 꼬마 손님들이 무척 관심을 갖고 신기해하던데 손재주 좋은 엄마 아빠가 아니어도 만들 수 있을까요?

이 말은 식탁의자나 이불 같은 집에 있는 흔한 도구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요. 우선 의자 두 개가 나란히 마주보도록 위치를 잡은 다음 의자 사이가 벌어지지 않게 다리를 끈으로 고정해요.

 

그 위 에 탄탄한 종이박스를 올리고 아이가 푹신하게 앉을 수 있도록 방석을 올려 끈으로 묶어줘요. 말의 기다란 목은 매트 같은걸 돌돌 말아 형태를 잡은 후 고정하고요. 그다음 커다란 천(이불)을 뒤집어씌워요.

 

중간 중간 핀으로 고정하면서 쿠션으로 말의 얼굴 형태를 잡아주고 연결하면 끝이에요. 이 정도면 어린아이들은 충분히 올라가서 말 타는 기분을 낼 수 있어요.

 

손재주가 좋지 않아도, 좀 어설퍼도 엄마 아빠가 직접 만들어 줬다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굉장히 좋아하고 즐거워해요. 이렇게 커다란 장난감은 돈 주
고도 살 수가 없으니 
아이들한테는 세상에 하나 뿐인 정말 특별한 장난감이 되는 거죠.

 

 

 

  >  신간 <실수 왕 도시오>

 


 

술래잡기를 하면 시작하자마자 넘어지고, 줄넘기를 하면 첫발에 걸려버리고, 뜀틀에 오를 때는 얼굴부터 ‘쿵’ 부딪히기 일쑤. 급기야 여름에 수영장에 갔다가 다이빙하는 게 무서워 눈을 질끈 감고 뒷걸음 치며 풀장으로 뛰어내린 어린 도시오. 

 

멋지게(?) 입수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보기 좋게 턱을 다쳐 꿰매게 된다. <실수 왕 도시오> 표지에 그려진 조금 억울한 듯한 표정의 도시오는 울음을 터트리기 일보 직전, 턱에 자리한 하얀 반창고는 그야말로 ‘나는 실수 왕’이라는 이름표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들의 숨은 재주를 찾아내어 묵묵히 지켜보며 마음을 다해 응원해주는 부모님 덕에 도시오는 스스로도 몰랐던 만들기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감을 찾는다. 

 

가의 솔직한 경험이 배어 있는 이야기로 언제나 실수투성이인 어린아이들을 응원하는 작가의 마음이 듬뿍 담긴 신작. 작가의 말에 적힌 ‘세상 모든 실수 왕들,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메시지는 세상 모든 게 서투른 실수쟁이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이와이 도시오 지음, 1만2000원, 북뱅크​ 

 

 

Credit Info

기획
박시전 기자
사진
안현지
취재협조
도서출판 북뱅크, 롯데백화점 <100층짜리 집> 이와이 도시오 특별전

2017년 04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박시전 기자
사진
안현지
취재협조
도서출판 북뱅크, 롯데백화점 <100층짜리 집> 이와이 도시오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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