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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말 한마디의 힘을 믿으세요

On April 13, 2017 0

이따금 밉지만 여전히 내 옆에 함께 있어주고 나의 두려움을 이기게 해주는 남편, 말썽꾸러기이지만 밝은 미소로 웃으며 나를 봐주는 아이에게 의식적으로라도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라고 말해보세요.

엄마, 마음의 눈을 뜨다



Interview 3 > 가족심리상담가 김현정

긍정적인 말 한마디의 힘을 믿으세요

 

분명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았는데 현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아기가 갓 태어났을 때는 밤잠을 설쳐가며 먹이고 재우느라 몸이 피곤하고, 좀 자랐나 싶으면 엄마 말은 듣지 않고 자기 맘대로만 하려는 아이와 실랑이하느라 마음이 피곤하다. 

 

퇴근한 남편이 육아나 살림 좀 도와주면 좋으련만 회사 일로 피곤하다고 집에 와서 씻고 자는 데만 급급하니 엄마에게 육아와 살림은 ‘미션 임파서블 ’에 가깝다. <외롭고 지친 엄마를 위한 심리학 카페> 저자인 가족 심리상담가 김현정 씨는 많은 여성들이 엄마가 되면서 바뀐 환경에 적응하느라 엄청난 피로감을 느낀다고 지적한다.

 


 

 ->  ​나는 어떤 사람일까?

“많은 엄마들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데 스스로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끼거나, 그 부족한 점 때문에 나쁜 엄마가 되는 건 아닌지 끝없이 걱정합니다. 엄마 자신이 불안하면 육아가 행복하지 않습니다. 

 

특히 육아에 관한 모든 결정과 책임이 온전히 엄마의 몫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부담도 커지고 불안감이 가중되는 거죠. 불안을 이기려고 다른 엄마들이 어떻게 하는지 기웃거리기도 하고 전문가의 책도 읽으며 공부를 하는데 육아는 생각만큼 잘 되지 않거든요. 

 

그 과정에서 좌절을 경험하며 부정적인 생각이 점차 쌓이게 됩니다.” 그 와중에 인생 삼사십대에 이뤄야 할 발달 과업들, 이를 테면 인격적 성숙과 자아성취, 경제적인 기반을 탄탄히 구축하는 것, 사회적인 관계망 만들기, 자녀를 잘 가르치는 능력을 갖추는 일, 가족을 건실하게 만드는 일도 엄마를 기다 리고 있다. 육아로 인해 그런 과업들이 미뤄지다 보니 마음의 부채감은 커지고 불안감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엄마의 불안감은 자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 불안감을 이기려면 무엇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아이에게 화를 잘 내는 엄마는 내면에 쌓인 분노가 임계치에 다다라 이제는 참으려 해도 참을 수 없을 만큼 넘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자녀에 대한 소유욕이 강하고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모습은 힘에 대한 욕구 때문일 수 있다. 이는 자신의 힘을 누군가에게 과시하려는 태도로 이러한 모습 역시 불안감을 표출 하는 한 방식이다. 

 

변덕이 심하고 감정 기복이 심한 엄마도 있다. 평소 히스테리컬한 성격으로 이러한 태도는 심리가 불안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성. 부모로부터 따뜻한 돌봄을 많이 받지 못했거나 차별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이런 특징을 보일 수 있다. 

 

“불안은 곧 고착되어 성격을 만듭니다. 또한 주변의 가족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죠. 그렇다고 성격을 싹 바꾸라는 말은 아니에요. 자신의 약점을 알고 받아들이며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무엇보다 불안을 이기거나 좀 더 강하게 버텨내려면 자존감을 키우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불안에 대처하는 능력이 높습니다. 자신을 잘 추스르면서 불안과 잘 공존하죠.” 

 

엄마의 불안한 마음을 잘 다스려야 아이와도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엄마의 마음이 우울하거나 불안하면 아이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면 제 나름대로 고군분투 중인 아이 의 현실이 보인다. 아이 역시 자신의 시간 속에서 격렬히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으며 엄마 못지않게 불안의 시기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  ​긍정적인 말 한마디가 불안을 이긴다

불안을 이기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따뜻하고 긍정적인 마음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갈 수 있다는 거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불안감이 커지고 그 대가를 치를 누군가를 찾게 된다.

 

자신을 원망하든지, 남편 탓을 하든지, 누군가를 욕할 수도 있다. 불안과 긍정은 한 끗 차이.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순간, 여유가 생기고 똑같은 상황에 대해 좀 더 밝은 유연한 태도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범사에 감사하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불만을 말하고 비판만 한다면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뇌 속에서 그 말을 만들고 생각하면서 더 큰 불안을 불러오기 때문이죠. 

 

그러니 감사할 거리를 더 많이 말해서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걸 차단해야 합니다. 이따금 밉지만 여전히 내 옆에 함께 있어주고 나의 두려움을 이기게 해주는 남편, 말썽꾸러기이지만 밝은 미소로 웃으며 나를 봐주는 아이에게 의식적으로라도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라고 말해 보세요.”

 

불안을 현실적으로 분석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 사람의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은 하루에 수십만 가지. 불안은 아마 처음엔 작은 염려와 근심, 잔걱정이었 을 것이다. 

 

그러니 힘을 실어둘 필요는 없다.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일이 실제로 생길 확률은 거의 없다. 불안에 매여서 불안을 해결하려고 버둥거리면 불안은 크게 보이지만, 멀리 떨어져 관망하면 더 작게 보이는 법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은 63빌딩이나, 단층 건물이나 별다른 것 없이 다 같은 블록놀이 장난감처럼 보인다. 인생에서 불안을 좀 더 멀리서 볼 필요가 있다. 

 

“불안하더라도 스스로를 믿어보세요. 나는 더 이상 힘없고 약한 존재가 아니라고요.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불안해하지 말고, 나는 잘할 수 있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진짜로 믿는 게 중요합니다.

 

또 하나, 자신이 애쓰고 있고 최선을 다했다는 걸 인정하고 할 수 없는 건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해요. 상처받지 말고 내 몫이 아닌 걸로 정리하세요.”

 

마음가짐만 바꾸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진다. 여러 전문가가 말하는 노하우 중에서 하루에 딱 한가지씩만 실천해보자. 거창할 것도, 어려울 것도 없다. 가령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나씩 적어보거나 남편과 연애할 때,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을 때의 추억을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걸 잊지 마세요. 모든 게 완벽해야만 행복을 느끼는 건 아닙니다. 완벽한 엄마가 되기 위해 자신을 다그치기보다 이 상황을 수긍하고 받아들여야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Interview 4 > 여행작가 오소희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에게 무한한 용기를 실어주세요

 

이 시대 수많은 엄마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이름보다 ‘누구 엄마’라는 수식어로 더 많이 불린다. 그뿐이랴. 아내이자 딸, 며느리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 해야 하니 ‘나’라는 존재는 설 자리가 없다.

 

직장에서는 잘 나가던 커리어우먼이었는데 육아와 함께 모든 계획이 ‘올 스톱’. 내 삶을 고스란히 포기한 채 아이만 보고 있노라면 처량하기까지 하다. 의지와는 다르게 나에게 주어진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탈출구 없는 미로가 계속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 인생은 반짝반짝 빛이 났는데 지금은 푸석푸석해진 피부와 물 마를 날이 없는 손, 한껏 늘어진 뱃살만 남아 있을 뿐이다. 남편은 회사로, 아이는 어린이집으로 보낸 뒤에도 ‘혼자만의 시간’은 사치. 밀린 집안일을 하고, 하원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리러 가고, 저녁 먹을 준비를 하다 보면 어느 새 하루가 흘러간다.

 



 ->  ​엄마와 아이의 ‘논 제로섬 게임’

대부분 엄마들의 생활은 아이 위주로 돌아간다. 키즈카페를 드나들면서 취미 생활은 접은 지 오래다.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한다. 여행작가 오소희 씨의 신간 <엄마 내공>은 이러한 엄마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책이다. 

 

그녀는 아들 중빈이가 만 3살이 되던 해 터키로 단둘만의 배낭여행을 떠났다. 이후 라오스, 아프리카, 남미 등 세계 여러 나라를 같이 배낭여행 하며 그 기록을 남겼다. 여행기를 기록하던 블로그 ‘태평양의 끝’에 작은 소통 창구를 만들어 엄마들의 질문에 답을 써 올렸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여행에서 시작된 질문은 이내 엄마들의 육아 고민으로 바뀌었다. 블로그에서 엄마들과 나눈 위로와 공감의 대화를 엮어낸 책이 바로 <엄마 내공>이다. 이번 신간은 한 엄마의 질문에 다른 엄마들의 조언을 덧붙이고 마지막으로 오소희 작가가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구성이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겠단 결심이 흔들린다는 고민, 사춘기 아들과의 여행 준비, 대안학교와 일반학교 사이에서의 갈등, 아이가 커갈수록 늘어나는 걱정 등 엄마들의 생생한 고민에 현실적인 답을 내어준다.그녀는 ‘아이에게 묶여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엄마에게 고정관념을 먼저 내려놓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조건 아이에게 맞추는 게 아니라, 엄마도 좋고 아이도 좋은 선택을 하는 거예요. 우리 중빈이가 3살 때 첫 여행지를 터키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터키는 문화유산이 풍부하잖아요. 그래서 엄마인 제가 볼 것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죠. 동시에 아이가 뛰어놀 수 있는 자연도 있고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 지루해할 거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아이가 흥미를 보이고, 자연 속에서 아이보다 더 즐거워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어요. 모든 걸 맞춘다고 해서 그게 전부 아이를 위한 길은 아니더라고요.”

 

아이들은 세상을 보고, 듣고, 탐험하며 배운다. 그 과정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모방한다. 즉, 엄마의 감정과 행동을 따라하는 것이다. 엄마가 당당 하고 자존감이 높을 때 아이에게는 어떤 교육보다 큰 가르침을 준다는 걸 깨달았다.

 

과거에 비해 사회의 위험 요소는 적어졌지만 엄마들은 더욱 민감해졌다. 미디어에서 하루가 다르게 쏟아내는 사건 사고를 보면 마치 나에게 벌어지는 일인양 불안하다. 

 

엄마들이 아이 중심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위험에 대한 과민한 반응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이에게는 다양한 상황을 접할 수 있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

 

“안전한 영역을 설정해놓을 필요는 있지만 그 안에서 아이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야 해요. 그래야만 커서도 위험한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구별할 수 있으니까요. 

 

넘어져야 일어나는 법도 배우듯이 말이죠. 그리고 아이 에게서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면 엄마만의 시간이 생겨요. 이런 식으로 아이 위주의 생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보세요.”

 

 혹자는 매년 아이와 여행을 떠나는 오소희 작가를 보며 자기와는 다른 삶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여행은 사치이며 작가라는 특별한 타이틀을 지닌 그녀이기에 가능할 뿐 자신은 해당 사항이 없다고 말이다. 

 

“사실 저도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 이곳에서 제 일상을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아요. 중요한 건 여행자의 마음으로 사는 게 아닐까요. 아이와 동네를 산책 하더라도 여행하듯이 걷는다면 길가에 핀 꽃도, 동네 이웃도 새롭게 보일 수 있어요. 시선을 달리한다면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마주할 수 있죠.”

 

 ->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다 

요 몇 년 사이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부족한 자존감을 책 속에서 찾으려고 한다. 엄마들도 마찬가지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육아와 살림에 시간을 쏟는데도 알아주는 이 하나 없고 눈에 드러나는 성과가 없으니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경단녀’들은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동료들을 볼 때면 자기만 뒤처지는 것 같다고 토로한다.

 

 “사소한 일이라도 기록해보세요. ‘가족들을 위해 저녁을 준비했고, 아이를 데리러 갔으며, 밤에는 남편과 잠깐 짬을 내 대화를 나누다’ 같은 일상을 적으며 의미를 부여하는 거예요. 

 

이런 걸 하지 않았다면 우리 가족의 생활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을 테니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요. 자신을 믿고 스스로를 위로해 주세요. 그다음에는 한 가지만 더 눈에 띄는 걸 해보는 거예요. 

 

내일은 도서관에 가서 원하는 책을 읽는다거나 보고 싶었지만 놓쳤던 영화를 감상하는 등 그동안의 일상에서 하지 않았던 걸 시도해보는 겁니다. 자기중심적인 행위를 말이죠. 이후에는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보세요. 

 

예를 들어 책을 계속 읽었다면 독서모임에 참여해 자기 생각을 얘기해보는 식이죠. 그 시간이 꾸준히 쌓이면 자기만의 무기가 생기고 단단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 돼 있을 거예요.”

 

무너진 일상을 다시 세우는 일은 자신의 행위에 과감히 찬성표를 던지는 것에 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어두운 터널 속을 걷는 엄마들에게 오소희 작가는 말한다. 어떤 무엇도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그러니 자신을 조금 더 믿고 용기를 실어주라고.

 

 

 

 

 

 

Credit Info

기획
황선영·심효진·전미희 기자
사진
이주현
소품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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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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