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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TROT

지금의 트로트는 우리가 알던 트로트와 다르다.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왜 달라졌을까? 앞으로는 어떻게 달라질까? 우리는 이 질문을 담아둔 채 오늘의 트로트를 들으며 도시의 곳곳을 찾아가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말을 들었다. 이어지는 페이지는 그에 대한 이야기다.

UpdatedOn December 0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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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트로트는 우리가 알던 트로트가 아니다.’ 이게 이번 특집의 주제다. 앞으로 이어질 우리의 분석과 다양한 인물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계속 이야기할 것이다. 지금의 트로트가 예전의 트로트와 어떻게 다른지, 예전의 트로트와 지금의 트로트가 다른 배경과 맥락은 무엇인지, 지금의 트로트와 트로트 가수를 무엇이라고 보아야 하는지, 그래서 오늘날의 트로트를 통해 우리가 생각해보면 좋을 점은 무엇일지. 즉 이 기사는 이를테면 임영웅에 대한 낯뜨거운 찬사가 아니다(훌륭한 가수인 건 확실하나). 한국 특유의 디지털 과몰입 팬 문화가 장년층에게까지 퍼졌다는 사실에 대한 한탄도 아니다(굉장히 신기한 구석은 있지만).

트로트가 왜 이렇게 된 걸까. 왜 어떤 트로트 가수들이 절대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을까.

배경 중 하나로 방송이 있었던 건 확실하다. 원래 방송 시장에 뒤늦게 진입하는 플레이어들은 지상파 방송국이 하지 못하는 자신들만의 무기를 들고 나온다. 그래서 CJ ENM은 <슈퍼스타K>로 대변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해 전 국민을 오디션 시스템의 소액주주로 만들었다. 나영석이 tvN에 가서 일련의 관찰 예능(과 결부된 신들린 PPL) 세계를 만들 수 있던 것도 이런 흐름과 관련이 있다. 다른 한 축으로 신문사에서 출발한 종편 방송사들이 있다. 이들은 처음부터 장년층을 노렸다. MBN의 <속풀이쇼 동치미>나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가 대표적인 예다.

트로트 열풍을 부른 <미스터트롯> 시리즈도 이 흐름 위에 있다. 역시 종편 채널 중 하나인 TV조선은 기존 방송의 흥행 요소를 섞었다. 종편 채널의 주 타깃인 장년층에 엠넷이 주로 하던 음악 경연 프로그램의 구도를 접붙인 것이다. <미스터트롯>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수 있던 이유는 음악도 음악이지만 프로그램 생산자들이 탄탄한 시장에 적합한 콘텐츠 모델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그 시장의 규모와 충성도는 보통 사람의 상상 이상이다. 가수 임영웅의 공식 카페는 회원 수가 20만 명에 육박한다. 음원이 나오면 BTS와 경쟁한다. 농담이 아니다. 임영웅을 비롯한 신흥 트로트 가수 팬 중 연배가 있는 분들은 자신들을 BTS 팬클럽 ‘아미’와 비교해 ‘애미’라고 불러왔다. ‘화력’이라 부르는 ‘애미’의 구매력 역시 상당하다. 2022년 5월 2일 발매된 임영웅 정규 1집은 발매 첫날에만 94만6백24장이 판매됐다. 2023년 11월 15일 현재 역대 K-팝 솔로 가수 첫날 판매량 5위에 속하는 대기록이다. 그리고 1~4위까지는 모두 글로벌 스타인 BTS 멤버다. TV조선과 <미스터트롯> 시리즈가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네오 트로트 팬을 찾아 나섰다. 오늘날 트로트의 인기와 매력과 확산 과정을 말하기 위해서는 팬 본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임영웅의 오랜 팬이기도 한 충무로 주꾸미집의 사장님을 어렵사리 만날 수 있었다. 이 사장님의 모든 말씀이 놀라웠다. 그는 임영웅 전에는 트로트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임영웅을 트로트 가수라기보다는 한 명의 잘 만들어진 음악인으로 좋아했고, 그렇게 생각할 만한 음악 청취의 역사도 길었다. 동시에 그는 70대인데도 아이돌 가수의 소녀 팬처럼 임영웅을 좋아하고 있었다. 그는 ‘공카(공식 카페)’ ‘스밍(스트리밍)’ ‘굿즈’ ‘초동’ 등 팬 문화에서 사용하는 말들을 일상적으로 썼는데, 임영웅을 좋아하기 전에는 유튜브를 본 적도 없다고 했다. 말 그대로 방송과 가수가 한 개인을 어떤 면에서 개화시킨 것이다. 그 인터뷰를 볼 수 있다.

방송에 나오는 모든 가수나 모든 유명인이 잘되지는 않는다. 몇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실력은 기본이고 요즘에는 다른 것들도 있어야 한다. 예능 프로그램의 서사를 통해 사람을 좋아하게 되므로 사람의 인품과 그 자체의 이야기도 중요하다. 연예인의 ‘인성 논란’이 있는 것 자체가 21세기 한국 연예계에서 인성까지 자산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거기 더해 고생담이 있으면 더 좋다. 고생담은 신이 된 방송 속 아이콘들의 신화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치고 오늘날 위대해진 내 연예인’이 될 수도 있고, ‘오늘날 위대한 저 사람도 어려운 일이 있었으니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 결과 오늘날 트로트 가수들의 여러 가지가 신화적 요소가 되고, 사람들은 성지 순례하듯 젊은 트로트 가수와 관련 있는 곳을 찾아다닌다.

상수역 근처 ‘우리식당’에도 다녀왔다. 임영웅이 지금의 대형 스타이기 전 무명 가수일 때 5년 동안 단골이었던 백반집이다. 임영웅이 출연한 방송 <뽕숭아학당>을 통해 알려져 코비드-19 때에도 임영웅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곳이다. 우리식당 사장님은 초상권을 이유로 한사코 취재를 거부했고, 임영웅에 대한 자신의 코멘트도 거절했다. 그럼에도 우리식당 자체가 임영웅으로 대표되는 트로트 신화의 살아 있는 현장이었다. 식당의 모든 벽에 전국의 팬들이 가져온 임영웅 사진이 붙어 있었다. 우리 눈에는 잘 띄지 않을 뿐 이미 새로운 아이돌 월드가 만들어져 있었다.

음악적으로는 어떨까. 프로 음악인과 함께 네오 트로트를 듣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미 유명한 노래였지만 임영웅이 불러 한 번 더 유명해진 ‘오래된 노래’의 스탠딩 에그와 함께 네오 트로트를 틀어두고 들어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 노래들을 들으며 자신도 충격을 받았고, 이 노래를 ‘네오 트로트’라 부르는 건 적합한 동시에 어느 면에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그 인터뷰 역시 이어지는 지면에서 만나볼 수 있다.

어릴 때는 외국의 ‘어덜트 컨템퍼러리’ 장르가 멋져 보였다. 무엇 하나 과한 것이 없고, 약간 고루한 듯하나 그만큼 여유가 있고, 세련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은 대신 음악 각 부분의 디테일이 좋아서 더 세련되게 들리는 면이 있고, 가사는 인생을 노래하는 것들. 그런 노래가 왜 한국에서는 나오지 못하는지 궁금했다.

특집을 준비하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지금 <미스터트롯>이 쏘아 올린 한국의 젊은 트로트 가수들은 ‘한국형 어덜트 컨템퍼러리’ 가수다. 이들의 음악도 앞서 적어둔 어덜트 컨템퍼러리의 범주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과한 게 없고, 고루한 듯하나 그만큼 여유가 있고, 음악 각 부분의 디테일이 좋고, 가사는 인생을 노래한다. 약간 덜 세련되게 느껴진다면 그게 한국 시장의 상황에 맞게 정교하게 계산된 결과다.

한국의 문화 매체는 보통 장년층의 여가와 기호를 진지한 분석 대상으로 삼지 않는 면이 있다. 해외의 음악 조류를 빠르게 복사하는 음악인들이 인디 팝 같은 이름으로 시대의 총아가 되지만 그들의 음악 중 오래갈 만한 기본기와 영속성을 가진 경우는 많지 않다. 트로트는 반대다. 그 이름을 무엇이라 부르든, 네오 트로트든, 한국형 어덜트 컨템퍼러리든, 지금의 한국 음악이나 한국 트로트와는 조금 다른 음악이 이미 완성된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치한 흉내와 의미 없는 담론 대신, 이미 탄탄하고 폭넓은 시장이 만들어져 있다. 이 특집과 함께 뒤로 이어지는 영탁 인터뷰를 통해 오늘날 트로트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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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숙은 예의 바르게 얼굴 공개를 거절했다. 대신 몸에 걸친 임영웅 굿즈를 촬영할 수 있는지 물었다. 기꺼이 허락을 받았다.

이정숙은 예의 바르게 얼굴 공개를 거절했다. 대신 몸에 걸친 임영웅 굿즈를 촬영할 수 있는지 물었다. 기꺼이 허락을 받았다.

  • 이정숙은 예의 바르게 얼굴 공개를 거절했다. 대신 몸에 걸친 임영웅 굿즈를 촬영할 수 있는지 물었다. 기꺼이 허락을 받았다. 이정숙은 예의 바르게 얼굴 공개를 거절했다. 대신 몸에 걸친 임영웅 굿즈를 촬영할 수 있는지 물었다. 기꺼이 허락을 받았다.
  • 식당 실내 벽 빈 곳마다 임영웅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이정숙은 얼굴을 공개하지 않을 뿐 모든 촬영에 굉장히 협조적이었다. 손가락 하트도 잘해주었다. 식당 실내 벽 빈 곳마다 임영웅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이정숙은 얼굴을 공개하지 않을 뿐 모든 촬영에 굉장히 협조적이었다. 손가락 하트도 잘해주었다.
  • 충무로 쭈꾸미불고기는 유서 깊은 노포이며 몇 년째 빕 구르망에 선정된 곳이다. 미쉐린 가이드의 문양 아래로도 임영웅의 사진이 가득하다. 충무로 쭈꾸미불고기는 유서 깊은 노포이며 몇 년째 빕 구르망에 선정된 곳이다. 미쉐린 가이드의 문양 아래로도 임영웅의 사진이 가득하다.
  • 이정숙이 입고 있는 점퍼의 색 역시 임영웅의 푸른색이다. 네오 트로트의 팬 양상은 젊은 아이돌의 팬 활동과 사실상 다름이 없다. 이정숙이 입고 있는 점퍼의 색 역시 임영웅의 푸른색이다. 네오 트로트의 팬 양상은 젊은 아이돌의 팬 활동과 사실상 다름이 없다.
  • 임영웅의 공식 카페 회원 수를 보여주는 모습. 이정숙은 공식 카페를 내내 ‘공카’라고 불렀다. 임영웅의 공식 카페 회원 수를 보여주는 모습. 이정숙은 공식 카페를 내내 ‘공카’라고 불렀다.
  • 이정숙은 임영웅에게 보내는 마음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애정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 텐데, 이정숙이 임영웅에게 보내는 애정은 재능에 대한 경외와 노력하는 인간에 대한 기특함 같았다.이정숙은 임영웅에게 보내는 마음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애정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 텐데, 이정숙이 임영웅에게 보내는 애정은 재능에 대한 경외와 노력하는 인간에 대한 기특함 같았다.

01 | 그렇게 나는 트로트 애호가가 되었다

충무로의 주꾸미 노포를 운영하는 이정숙은 평생 트로트를 들은 적이 없었다. 어떻게 그런 사람이 트로트 가수의 ‘공카’ 회원 수를 확인하게 되었을까?


어떻게 트로트를 좋아하게 되셨어요?
사람들이 <미스터트롯>을 보라고 많이 권했는데 나는 트로트를 싫어해서 계속 안 봤어요. 프로그램 마지막 날 애청하던 드라마를 보려고 채널을 돌렸는데 임영웅이 ‘배신자’를 부르려고 서 있더라고요. 그날이 첫날이에요. 듣자마자 ‘나머지 사람은 들을 필요도 없다. 네가 1등이다’ 하고 #4560에 7번을 찍었어요. 그게 4년 전이네요.

트로트도 안 들으셨다면서요.
저는 트로트 정말 싫어했어요. 차를 30년 몰고 다니면서 트로트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평소에는 발라드와 팝송을 들었죠. 그런데 얘(임영웅)는 트로트를 굉장히 고급스럽게 부르는 거예요. 그날부터 돌려 보고, <전국노래자랑> 2019년도 최우수상 타는 것도 봤는데 정말 잘하더라고요.

공연도 가셨나요?
다 봤죠. 체조경기장에서, 그 뒤로 인천, 또 서울 체조경기장 2022년 7월 17일, 고척 스카이돔 12월 11일(그는 날짜를 다 기억하고 있었다).

공연 티켓은 어떻게 구하셨어요?
끊어주기도 했죠. 한 번은 며느리 친구가. 한 번은 며느리 친구 딸이. 또 한 번은 며느리 친구의 친구가.

콘서트에 가면 관객은 누구인가요?
남녀노소. 7세부터 1백2세까지 와요. 8월 14일에 인천 ‘막콘(마지막 콘서트)’을 봤는데 1백2세 할머니가 왔어요. 팬들이 나이대로 손을 드는 시간이 있어요. “1백 세!” 하니까 한 분이 들었어요. 90대는 10~20분, 80대는 1백 명 이상, 50~70대가 제일 많아요.

많이 들어도 여전히 좋습니까?
노래 잘하는 가수는 많죠. 그 가수들은 한 장르, 자기 주 종목을 불러요. 임영웅은 타 장르를 다 자기 걸로 소화하면서 노래해요. 원곡자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죽었던 노래를 일으켜 세워 깨워놔요. 예를 들어 조항조의 ‘후’. 정수라의 ‘어느날 문득’ 나혜원의 ‘가슴은 알죠’ 등을 들으면 원곡자까지 알게 돼요. 마이클 부블레 노래도 똑같아요. 더 잘해요. 그리고 인성도 좋죠. 비주얼도 좋아요. 삼박자 어느 하나 지질 않아요. 팬들이 안 좋아할 수가 없죠.

정말 그렇네요.
눈뜨면 우리 ‘공카(공식 카페)’에 들어가요. 그러면 영웅의 노래를 틀어놓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요. 이 노래가 없으면 일이 안 돼요. 노래를 들으면 힘겨운 일도 힘겹지 않아요. 잠들어 침대에 누울 때 마지막 ‘스밍(스트리밍)’ 돌려서, 어떤 날은 잠들 때까지 들어요. 눈떠서 잠들 때까지.

 

“애미들은 무서워요. 못할 게 없어요.
우리는 몸 바쳐서 투표를 해요.”

 

‘스밍’ ‘공카’ ‘굿즈’ 같은 말은 전부터 아셨습니까?
아무것도 몰랐어요. 저는 유튜브가 뭔지도 몰랐어요. 제가 올해 73세인데, 문자, 카톡 보내고 사진과 동영상 찍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모든 투표를 다 하죠. 스밍 돌리고, 사운드 어시스트 깔아놓고 통화할 때는 소리 죽여놓고, 동영상 보고 하죠. 그런 걸 제가 어떻게 알았겠어요. 휴대폰 만지는 박사가 된 거예요.

식당 곳곳에 사진이 많아요. 알아보는 임영웅 님 팬도 있습니까?
사진 붙인 지는 3년 정도 됐죠. 40대, 50대 남자 팬도 많아요. (식당 벽에 붙은) 사진을 보고 “영웅이 사진인데, 사모님도 임영웅 팬이세요?” 하고 묻죠. ‘공카’ 가입하라고 하면 50대 아저씨라서 할 줄 모른다고 해요. 70대 할머니는 이런 거 하는데.

정말 팬이 많네요.
BTS를 투표에서 이겼던 거 아시죠? 얘가 실력도 있지만 이걸 인정하고 팬들이 투표해주기 때문에 그래요. (공식 카페를 스마트폰으로 보여주며) 눈만 뜨면 회원 수가 올라가요(2023년 11월 14일 당시 19만8천 명대였다). 영웅이가 유명해지면서 사람들이 장사하려고 책도 내요. 장삿속이라는 말도 있고 예쁜 사진도 있어서 샀다는 사람도 있고 그런데 저는 나오면 다 사요.

저희 책 몇 권 챙겨 보내드릴게요. 가장 좋아하는 임영웅 노래 5곡만 알려주실 수 있나요?
일단 ‘별나사,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사랑은 늘 도망가’, 지금 새로 나온 ‘Do or Die’ ‘바램’ ‘보랏빛 엽서’.

신곡 ‘Do or Die’는 전자음악이던데요.
너무 신나부러. 들으면 소녀가 된 것 같아요. 콘서트에서는 이 노래로 스타트를 끊어요. 임영웅이 우주선을 타고 내려와서 전부 일어나라고 해요. 그게 스타트예요. 정말 엔도르핀을 주는 거죠. 할머니들이 일어나 뛰잖아요. 그리고 넘어질까 봐 그 앞에 의자 있지, 그 의자 등받이 잡고 뛰는 거예요. ‘세상에 저분이 저러고 뛰다니 오늘 가서 몸살 나겠다’ 싶고요.

임영웅 님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초심을 잃지 말고, 건강을 잘 유지해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항상 이 엄마들이, ‘애미’들이 바라는 거예요. BTS는 ‘아미’고 우리는 ‘애미’잖아요. 작년 투표에서 ‘애미’들이 BTS를 이겼어요. 애미들은 무서워요. 못할 게 없어요. 우리는 몸 바쳐서 투표를 해요. 우습게 보면 안 돼요.

공연도 계속 가실 건가요?
2023 공연 시즌 아직 안 끝났어요. 26일 대구고, 12월 초 부산, 12월 말 대전, 2024년 1월 초에 광주고, 그거 끝나면 잠시 쉬고 음반이 나올 거예요. 그 후에 상암 공연이에요. 그때도 ‘피케팅’일 거예요. 전국구에 해외에서까지 오니까.

직장이 여기시니 서울 공연만 가시겠어요. 타지까지는 잘 못 가고요(그는 모든 공연 날짜를 외워 말했다).
일요일 공연 가요. 가게가 쉬니까. 12월 31일 대전 공연도 갈 거예요.

식당 이야기도 잠깐 해야죠. 성공과 맛의 비결이 무엇인가요?
맛은 난 잘 몰라요. 맛은 아저씨(남편)가 알고 나는 돈만 세고. 비결은 ‘초심을 잃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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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식당의 전면. 미디어 파사드처럼 임영웅의 사진이 가득 붙어 있어서 메뉴판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임영웅의 사진 사이로 보이는 ‘고등어구이’ ‘제육’등의 글자를 통해 메뉴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식당의 전면. 미디어 파사드처럼 임영웅의 사진이 가득 붙어 있어서 메뉴판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임영웅의 사진 사이로 보이는 ‘고등어구이’ ‘제육’등의 글자를 통해 메뉴를 짐작할 수 있다.

  • 우리식당의 전면. 미디어 파사드처럼 임영웅의 사진이 가득 붙어 있어서 메뉴판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임영웅의 사진 사이로 보이는 ‘고등어구이’ ‘제육’등의 글자를 통해 메뉴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식당의 전면. 미디어 파사드처럼 임영웅의 사진이 가득 붙어 있어서 메뉴판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임영웅의 사진 사이로 보이는 ‘고등어구이’ ‘제육’등의 글자를 통해 메뉴를 짐작할 수 있다.
  • 2020년 <뽕숭아학당> 촬영 당시 우리식당 사장님과 한 컷. 임영웅이 자주 앉아 있었다던 바로 그 자리에 붙어 있었다. 2020년 <뽕숭아학당> 촬영 당시 우리식당 사장님과 한 컷. 임영웅이 자주 앉아 있었다던 바로 그 자리에 붙어 있었다.
  • 사진 위로는 임영웅의 사인이 붙어 있다. 임영웅의 사인 아래로 ‘어머님의 손맛! 정말 맛있습니다’라는 글귀가 보인다. 아래 있는 건행은 ‘건강과 행복’이다.사진 위로는 임영웅의 사인이 붙어 있다. 임영웅의 사인 아래로 ‘어머님의 손맛! 정말 맛있습니다’라는 글귀가 보인다. 아래 있는 건행은 ‘건강과 행복’이다.
  • 방송에 나온 뒤 쌓이기 시작한 임영웅 팬들의 친필 메시지. 누가 주도한 게 아닐 텐데 체계를 이루고 있다. 방송에 나온 뒤 쌓이기 시작한 임영웅 팬들의 친필 메시지. 누가 주도한 게 아닐 텐데 체계를 이루고 있다.
  • 3년 동안 임영웅의 사진으로 채워진 벽. 찾아온 손님들도, 이 사진을 두고 있는 사장님도, 임영웅을 좋아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임영웅 본인이 훌륭한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3년 동안 임영웅의 사진으로 채워진 벽. 찾아온 손님들도, 이 사진을 두고 있는 사장님도, 임영웅을 좋아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임영웅 본인이 훌륭한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02 | 어느 트로트 가수의 비밀 식당

주택가 한복판에 위치한 작은 백반집으로 전국의 트로트 팬이 찾아오게 된 사연.


홍대 주차장거리로 알려졌던 큰 골목 끝까지 가서 한강 쪽으로 길을 건너면 ‘우리식당’이 있다. 부대찌개, 동태찌개, 청국장, 제육볶음, 낙지볶음, 오징어볶음 등을 판다. 임영웅 사진이 입면 가득 붙어 있어 사장님이 임영웅의 대단한 팬인가 싶었다. 11월 10일 금요일 식당을 처음 찾았다. 섭외 문의를 드려야 하니 일부러 점심시간을 피해 찾아갔다.

“(자리를) 닦아드릴게요. 방금 현장 분들이 다녀가셔서.” 식당에 들어가자 마르고 인상 좋은 초로의 남자가 자리가 지저분해졌다는 듯 말했다. 부부께서 함께 운영하는 식당 같았다. 남편이 주문을 받고 아내는 요리를 하는, 동네에 있는 작은 식당의 전형이었다. 벽 한편에는 임영웅과 여사장님이 같이 찍은 사진이 붙어 있었다. 사장님께서 굉장한 팬인가 싶었다. 둘이 찍은 사진이 잘 보이는 자리에 혼자 앉아 음식을 시켰다. 청국장과 낙지볶음. 두 분의 노동이 뻔히 보여서 혼자 왔어도 하나를 시키기가 조금 애매했다. 음식은 맛있었다. 양이 든든하고 반찬은 다 직접 했고 대중 식당인 데 비해 반찬이 별로 짜지 않았다. 동네에 있다면 자주 갔을 듯한 식당이었다.

“아 영웅이요?” 밥을 다 먹고 임영웅 씨에 대해 묻자 초로의 남자 사장님은 놀라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영웅이가 저희 집 5년 단골이었어요. 맨날 혼자 와서 밥 먹었어요. (내가 앉아서 밥을 먹었던) 바로 그 자리에서요.” 다음에 사진가와 사진 촬영하러 와도 되겠냐는 말에도 남자 사장님은 친절하기만 했다. “네 그럼요. 월요일은 조금 바쁠 테니 화요일에 오세요.” 밥도 맛있고 섭외도 잘됐고, 기쁜 날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오지 말라고 하려 했는데, 찍지 마세요.” 말씀대로 우리식당을 다시 찾은 그다음 주 화요일은 분위기가 달랐다. 인상 좋은 초로의 남자 사장님은 안 계시고 사모님인 초로의 여성 사장님만 계셨다. 말씀을 들어보니 요즘 이곳을 찾는 취재진이 너무 많고, 임영웅이 굉장한 인기 가수가 되어서 본인이 잘못 말하면 회사의 항의를 들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면 초로의 남자가 취재를 허락했던 이유는? “애들 아빠는 아무것도 몰라서”라는 답 앞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사장님 얼굴은 촬영하지 않고 식당 내부만 촬영하겠다는 허락을 겨우 받았다. 사진을 촬영한 뒤 밥이라도 먹고 가야겠다 싶었다. 임영웅이 우리식당에서 즐겨 먹은 메뉴를 물었다. 사장님은 그건 친절히 알려주었다. 부대찌개와 오징어볶음. 같은 걸 시켰다.

알고 보니 임영웅과 우리식당의 관계는 널리 알려져 있었다. 임영웅이 우리식당의 단골이었다는 것과 그가 부대찌개와 오징어볶음을 즐겨 먹었다는 것도 유명했다. 벽에는 ‘영웅 님 즐겨 먹는 부대찌개 우리도 먹고 가요~’ 같은 말들이 적혀 있었다. 우리식당이 이미 방송에 나온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2020년 상반기에 TV조선은 <미스터트롯>의 주요 가수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뽕숭아학당>을 만들었다. 우리식당은 그때 임영웅의 비밀 식당으로 소개되었다. 의자 없이 온돌 바닥에 좌식 테이블만 4개 있는 작은 식당이었다. 임영웅은 그때도 부대찌개를 먹었다. 그 이후 전국의 팬들이 우리식당에 오기 시작했다.

우리식당의 외양은 큰 변화가 없다. 더 커지지도 않았고 ‘임영웅 세트’ 같은 게 나오지도 않았다. 달라진 건 벽 정도다. 메뉴판만 붙어 있던 흰 벽에 하나씩 임영웅 사진이 붙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천장을 뺀 모든 벽에 임영웅의 사진이 붙었다. 함께 가서 사진을 촬영하고 밥을 먹은 사진가 신동훈은 “이렇게 한 사람의 사진이 많이 붙어 있는 벽을 두고 밥을 먹어본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식당 운영은 변한 게 없다. 우리식당은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하는 성실한 옛날식 식당이다. 아침에는 남자 사장님이 출근해 아침 식사를 담당한다. 사람이 몰리는 점심에는 부부가 함께 일한다. 남자 사장님은 낮에 들어가고 저녁 시간에는 여사장님이 혼자 일한다. 그동안 임영웅은 한국에서 강력한 팬덤을 거느린 가수 중 한 명이 되었다. 여사장님은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지도 못하게 했고 임영웅에 대해 언급하려 하지도 않았지만 이렇게 된 사실을 미안해하는 것 같았다. 찌개를 끓이는 동안 그의 혼잣말이 들려왔다. “영웅이 몸값이 너무 비싸졌어.” “영웅이가 신이 됐어.”

말하자면 우리식당은 임영웅 신화의 유적지다. 신이 되기 전 임영웅은 우리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꿈을 놓지 않았다. 자신이 가수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합정동에서 군고구마를 판 적도 있다고 했다. 그의 모든 노력과 재능, 운이 합쳐져 오늘의 임영웅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임영웅의 팬이라면 우리식당에서 남다른 기분이 들 법하다. 이제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채우는 가수가 된 임영웅도 우리식당처럼 평범한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꿈을 키웠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물증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식당은 임영웅 신화의 유적이기 이전에 좋은 식당이고,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곳이다. 사장님들은 친절하고 음식은 집에서 먹는 것 같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운영하고 브레이크 타임도 없다. 공사 현장의 노동자들이 자주 찾기 때문에 근처 갈비탕집이 문을 닫는 월요일에 사람이 많다. 임영웅도 그들 사이에서, 열심히 자신들의 하루를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찌개를 먹으며 꿈을 키웠다고 생각하면, 임영웅이 왜 인기를 얻었는지도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식사를 다 하고 나가는 길, 인사까지 하고 나서 여사장님께 가장 좋아하는 임영웅 노래를 물었다. 사장님은 그 질문에는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03 | 네오 트로트 낙관론

음악인 스탠딩 에그는 방송 출연을 삼가고 공연 위주로 활동한다. 임영웅이 부른 ‘오래된 노래’의 원곡자이기도 하다. 임영웅 곡의 원곡자 중 한 명이자 한국 음악 산업 종사자의 입장으로 스탠딩 에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네오 트로트 음악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수준 높은 음악이 건강하게 구현되기 때문이었다.


평소에 트로트를 많이 안 듣는다고 하셨죠. 이번에 들어보시니 어떠셨어요?
처음 들은 이찬원의 ‘편의점’부터 충격적이었어요. 이 사람 프로듀서가 누구지? 어떤 작곡가가 이 곡을 썼지? 싶었어요. 장르 문법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적 트로트에 가까운데, 가사는 시대적인 상황을 담고 있었거든요. 제 기억 속 트로트도 ‘그 시대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였는데, 이런 음악을 지금도 젊은 친구가 하고 있구나 싶었어요. 더 놀라운 건 노래 가사가 장년층만을 위한 게 아니라는 거예요. 가사는 20대부터 아우를 수 있어요. 그래서 궁금했어요. ‘젊은 층도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이 장르에 관심이 없었을 뿐 충분히 관심 가질 만한 음악이다’라고 생각했어요. 이 인터뷰를 기획하며 말씀하신 ‘네오 트로트’라는 단어도 붙일 수 있겠다 싶었고요.

말하자면 이찬원 씨가 트로트계의 라파엘 사딕과 같을까요?
트로트계의 라파엘 사딕은 현인 선생님을 모사하는 조명섭 같은 분이라 할 수 있을 거예요. 옛날 사람을 똑같이 구현한다는 점에서 정말 라파엘 사딕 느낌이 들었죠. 이찬원 씨는 말하자면 맥스웰. 현대의 사운드인데 문법 자체가 예전 음악 문법을 쓰는 거죠. 그래서 향수를 부르기도 하고요.

저도 비슷한 충격이었습니다. 제게 이찬원의 ‘편의점’은 앨범 재킷과 이찬원 씨의 인상과 음악의 각 느낌이 너무 달랐어요.
맞아요. 예를 들어 예전 박현빈 씨의 ‘샤방샤방’은 딱 봤을 때 이런 음악일 것 같고 실제로 그렇죠. 영탁 씨 노래는 약간 ‘샤방샤방’ 같은데 실제로는 안 그렇고요. 이찬원 씨는 어찌 보면 송대관의 적자 같기도 해요. ‘편의점’은 ‘해뜰날’의 21세기 버전 같기도 하거든요. 약간의 해학이 담겨 있고,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고.

저도 오늘 이야기한 네오 트로트를 들으며 우리의 시선이 너무 좁아졌나 싶기도 했어요. 내가 모르는 어느 동네에서 술 한잔 마시고 이찬원의 ‘편의점’을 부르는 젊은 친구들이 있을 텐데, 내가 그런 세계를 간과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저는 지방 공연을 가면 트로트 가수와 함께 패키지처럼 공연할 때가 있어요. 처음에는 저도 뜬금없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지방은 그런 의미에서 되게 융통성이 있어요. 음악을 받아들이는 게 더 넓고요. 저도 지방 출신이라 예전에 생각해보면 서울에서 가수들이 오는 경우가 흔치 않았어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그런 공연을 기다리고, 공연을 보는 자세가 열려 있어요.

트로트 가수들이 기본적으로 발성 등 음악 기술자로서 완성도가 있기도 하죠?
무대에 서는 능력 자체가 달라요. 트로트 가수는 관객과 호흡하는 능력이 있어요. 늘 무대에서 사람들을 마주하니까요. 아이돌의 공연을 봐도 그런 느낌은 없어요. 아이돌은 짜여진 무언가를 하고 내려가니까, 아이돌이 무대에서 노래하면 어르신들은 별 관심이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저도 (트로트 가수를 보면) 놀라웠죠. (관객과 소통하는 게) 제가 추구하는 바이기도 하고요.

반면 임영웅 씨 노래를 들어보면 트로트 가수가 아니던데요. 그냥 가수였습니다.
임영웅 씨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트로트 장르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트로트(trot)는 한국에서만 쓰는 단어고, 이걸 영어로 번역한다면 ‘어덜트 컨템퍼러리’라고 해야겠다 싶었어요. 성인 취향의 성인 가요인 거죠. 이찬원 씨나 임영웅 씨처럼 가수가 어려진 거고요. 1990년대나 2000년대의 컨트리 가수나, 데이비드 포스터가 프로듀스하던 발라드의 결과도 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빌보드 차트에 있던 백인 메이저 가수의 음악과 다르지 않아요. 어떤 면에선 요즘 젊은 친구들이 듣는 발라드보다 훨씬 격이 있다고도 느꼈어요.

동감합니다. 요즘 발라드는 너무 OST 같은 면이 있죠. 예측할 수 있는 흐름에, 특정한 부분에서 터지고. <미스터트롯> 톱 7의 노래 중에는 그 흐름보다 격이 있는 노래들이 많았어요.
저는 테일러 스위프트도 떠올렸어요. 그 가수는 컨트리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팝 아이콘이 되었죠. 본인 스스로도 컨트리 장르에 매어 있지 않고, 팬들이 그에게 변절했다고도 하지 않아요. 어찌 보면 임영웅이 한국의 테일러 스위프트라고 느껴졌어요.

동의합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도 그냥 이적의 노래죠. ‘사랑은 늘 도망가’도 이문세의 노래고요.
가사도 격이 있죠. 한때 저는 장윤정의 ‘어머나’를 택시에서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가 성적인 상황을 연출시켜서, ‘이런 노래의 트로트가 있을 수 있나, 나와도 되나’ 싶었거든요. 그전까지는 어떤 선이 있었어요. ‘타타타’처럼 김희갑 같은 대 작곡가가 인생을 논하는 곡도 있었고요. 김정수의 ‘당신’처럼 엔카 느낌에 아련한 고마움을 담기도 했어요. 성인이 춤을 출 수 있는 블루스류의 노래였죠. 그러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처럼 안무가들이 춤을 추는 노래가 나왔어요. 태진아 선배님은 ‘거울도 안보는 여자’나 ‘미안 미안해’ 같은 일종의 훅송을 불렀고요. 그러다 ‘어머나’까지 나온 거예요. 듣는 사람이 볼이 빨개질 정도로 아저씨 농담 같은 날것의 느낌이 드는 노래가요. 그래서 ‘어머나’가 나왔을 때 그 노래를 끝까지 들은 기억이 나요. 도대체 이 노래가 어떻게 되나 싶어서.

가사 후반부는 역시 사랑 노래로 넘어가죠.
‘안 돼요 왜 이래요’까지는 약간 아슬아슬했는데, 듣다 보면 ‘나에게 너무 플러팅하지 말아요, 좋아질 것 같아요’ 흐름이죠. 이것도 트로트에서 늘 담던 가사였어요. 주현미의 ‘신사동 그 사람’. 처음 만난 그 사람에게 너무 설레지만 내가 오늘 이러다가 상처 받을까 봐 두렵다는 노래죠. 엔카에서도 많이 쓰는 정서고요. ‘그러니까 처음 만나서 설레지만 걱정돼요’는 댄스 가요에도 많은 가사예요. 그에 비하면 임영웅의 노래는 격조가 있죠. 그래서 임영웅이라는 가수의 스펙트럼을 느낄 수 있었어요.

느낀 게 많으셨네요.
성시경 씨가 얼마 전에 일본 진출한다고 하면서 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그때 그분이 “한국에 더 이상 발라드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사람들은 자극적인 걸 원하고, 젊은 친구들은 이제 금방 연락하면 되니까 그리움은 사라졌다” 같은 이야기를 했어요. 저도 사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고요. 한국 인디 신을 더 이상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없고, 이런 정서적 교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느꼈는데, 그게 아니라 임영웅 같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대체하고 있으니 이 시장을 쳐다봐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중장년층은 트로트만 듣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거예요. 이 사람들이 (<미스터트롯> 7인의 노래 같은) 2000년대 웰메이드 팝 발라드를 소화하고 있다면 누군가는 이리로 가야 하는 거예요.

김호중 씨도 음악을 들어보면 트로트가 아니죠.
저희 장모님께서 김호중의 팬이거든요. 그전에도 들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실제로 네오 트로트 보컬 중 독보적으로 근사한 느낌이 있어요. 저는 조시 그로반 정도의 느낌도 받았어요. 팝페라의 느낌도 있지만 선대 팝페라 가수에 비해서 느끼한 느낌이 덜하죠. 이분이 방향을 바꾼다면 뮤지컬 음악을 듣는 분들까지 흡수할 수 있을 정도의 음악적 역량이 있다고 봐요. 이선희 씨의 ‘그 중에 그대를 만나’는 이선희 선배님이 부른 것보다 더 젊게 느껴졌어요. 이 가수들이 예전 트로트 선배님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아요. 오히려 표현의 느낌이 달라졌고 트로트 특유의 느낌을 덜 내는 거죠.

 

“여기서는 편의상 ‘네오 트로트’라고 부르지만
이 안에 굉장히 많은 음악이 포함되어 있는 거예요.
예전 노래를 들으면 실제로 굉장히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있기도 했고요.”

 

제가 인상적이었던 건 각 보컬의 다양성이었습니다. 요즘 한국 발라드 가수들은 노래는 잘하지만 음악 스타일이나 음색이 비슷하게 수렴하는 느낌인데, 이찬원과 김호중과 영탁은 모두 개성이 달라요.
트로트가 그런 것 같아요. 예전 이미자 선배님은 8마디, 16마디에 굉장히 많은 함축이 있는 음악을 하셨죠. 그러다 남진, 나훈아 시대를 겪었죠. 나훈아가 조금 더 정통 트로트였고, 남진은 팝적인 요소가 있었어요. 그러면서 ‘(타 장르 요소가 있는 음악을) 트로트라고 할 수 있나’ 같은 선입견이 있었는데, 연보를 훑다 보니 깨달았어요. 장르적으로 한정되어 있던 게 아니라 당시 유행가를 트로트라고 불렀던 것 아닐까. 장르가 분화되는데도 트로트라는 한 그릇에 담았던 거죠. 심수봉 같은 싱어송라이터도 그 안에 속하게 된 거고, 그건 지금 <미스터트롯> 7인도 마찬가지죠. 여기서는 편의상 ‘네오 트로트’라고 부르지만 이 안에 굉장히 많은 음악이 포함되어 있는 거예요. 예전 노래를 들으면 실제로 굉장히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있기도 했고요.

조관우 씨나 조항조 씨처럼 다른 음악을 하던 사람들도 트로트 가수가 되었고요.
제가 1990년대에 ‘이건 팝스럽다, 세련되었다’고 느끼던 노래가 오히려 지금 들으면 일본 사대주의적 뉘앙스가 있던 노래더라고요. 그때는 일본, 미국이나 영국 음악에 대한 굉장한 동경이 있었으니까요. 이제 와 보니 오히려 한국의 오리지널리티는 트로트 음악에 있었구나 싶어요. 트로트 하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음악을 하고 있었던 거죠. 그 안에서 실력이 굉장한 분들이 8마디, 16마디 심플한 구조 안에서도 새롭고 다양한 시도와 고민을 했구나 싶고, 그걸 느끼면서 매우 존경하게 됐어요.

저도 느끼는 게, 제가 어릴 때 세련됐다고 좋아했던 한국 노래들이 나중에 들어보니 어느 일본 가수 노래의 노골적인 카피더라고요.
그 세대는 그 노래를 더 좋은 음악이라고 받아들였으니까요. 그걸 포함해 90년대가 한국 음악의 황금기라고 봐요. 버블이 터지기 직전이라 문화적으로 풍성했고, 베끼기도 많이 했고, 미국에서 유학한 세대도 돌아오고, 그래서 아주 화려하고 모든 것이 섞이던 시대였어요. 서태지와 현철의 노래가 번갈아가며 1위를 하던 시대였으니까요. 오히려 그때의 트로트 뮤지션들은 비애를 느꼈을 것 같기도 해요. 이분들도 자기 걸 하고 있었으니까요.

오히려 현지화는 트로트에서 하고 있었고, 팝은 일종의 표절을 하고 있었고요.
오히려 트로트는 엔카의 아류 취급을 받으며 뒷방으로 물러나고 세련된 음악의 자리를 내어주게 됐죠. 그런데 음악적 연주 테크닉이나 편곡 테크닉에서도 아직 그때 하시던 분들의 기량을 따라가지 못해요. 요즘 친구들은 기술적인 완성도가 떨어져요. 기술적 완성도를 고루하다고 느끼면서 피해가려는 느낌도 있고요. 제가 고루한가 싶어서 어린 친구들과 작업을 해봤더니 그렇지 않았어요. ‘로파이’한 음악을 추구한다고 느꼈던 음악인들도 사실 완성도가 높지 못했기 때문이었고요.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음악을 계속하다 보면 이상향이 있을 수 있어요. 그곳에 가려면 벽에 부딪히는데, 그 벽을 넘으려면 기술적으로 도와주는 누군가가 필요하죠. 그럴 때 음악을 오래 들어왔고, 아날로그 녹음실에서 도제식으로 내려오던 기술이 필요해져요. 그건 디지털로 온다고 해결되는 부분이 아니에요. 그 기술이 있는 사람들이 지금 네오 트로트의 완성도에도 영향을 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활동하시는 오래된 프로 세션들이 있나요?
여전히 일하고 있죠. 한국 코러스의 대부라고 부르는 김현아 누나는 아직 임영웅, 김호중, 이찬원, 영탁과 모두 하고 계세요. 그분이 아이브와 르세라핌도 하고 있어요.
그분은 다른 사람들이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에요. 그분이 대학에서 불문과를 전공했는데 절대 음감이고 음악적으로 재능이 있었어요. 그 사람을 알아보고 처음 쓰신 분이 송대관 선생님이세요. 그런 분들도 늘 젊은 사람을 찾고, 최고를 찾고, 최고와 함께 작업했던 거죠. 반면 요즘 대중음악은 더 젊은 친구들을 상대로 팔리는 음악을 하다 보니 음악적 고민을 덜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은 들어요.

그렇긴 하죠. 요즘 음악은 상당 부분 캐릭터 플레이니까요. 팔로워 몇 명, 초도 몇 장, 이건 음악과 상관이 없잖아요. 이때의 음반은 팬 굿즈가 되고요.
그래서 중장년층이 <미스터트롯>의 음악을 듣나 싶기도 해요. 중장년층은 돈도 있고, 더 좋은 공연장에서 음악을 듣고 싶고, 우리나라가 중흥하던 시대에 음악을 들은 세대기 때문에 음악적 취향도 나쁘지 않고. 저는 처음에 중장년층이 ‘왜 TV조선의 음악을 보고 있지?’ 같은 생각도 했는데, 실제로 좋은 음악들이었어요. 이분들이야말로 클래식도 들었고 재즈도 들었던 분들이기 때문에 더 좋은 사운드로 음악을 듣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그래서 오히려 중장년층을 노리면 음악 자체에 대해 고민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해요. 중장년층은 객단가가 높으니까요. 라스베이거스에서 멋있는 공연을 하는 프랭크 시내트라 같은 사람이 네오 트로트 가수 중에서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죠.

정동원 씨의 ‘효도합시다’는 어떠셨습니까?
정동원 씨도 엄청 컸는데 목소리는 되게 앳되더라고요. ‘편의점’이 1인 가구에게 말하는 트로트라면 ‘효도합시다’는 제목부터 장년층에게 호소하는 노래죠. 어른들이 들으면 ‘내 손자가 하지 않는 효도를 이 친구가 대신해주는구나’ 싶을 것 같아요. 이 세대의 가족이 해줄 일을 이 가수들이 해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이건 정치인도 할 수 없는 일이고요. 그런데 이 음악인을 프로듀싱하는 누군가가 있겠죠. 그 프로듀서가 영리한 거예요. 특정 시장을 겨냥한다는 점에서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트로트가 발라드보다 훨씬 다채로운 음악을 만들면서, 어덜트 컨템퍼러리의 다양한 니즈를 한 번에 해소해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충격을 계속 받은 거고요.

말하자면 일본의 24시간 판매점 돈키호테랑 비슷한 면이 있네요. 돈키호테도 왠지 덜 세련된 느낌이 있는데 막상 가면 멀쩡한 물건을 다 팔고 있고, 세련된 물건도 많으니까요.
저도 트로트를 마음속으로 폄하하고 있다 싶었어요. 지금 ‘돈키호테’도 뭔가를 폄하하듯 들리는 것처럼요. 그래서 이 노래들은 이제 ‘어덜트 컨템퍼러리’라고 불러야 한다 싶어요. ‘성인 가요’라는 장르 이름도 어찌 보면 폄하로 들리니까요.

어찌 보면 기술 면에서 이분들이 한국의 스팅 같은 가수가 될 거라 볼 수도 있겠네요. 스팅처럼 아주 멋있지는 못해도.
그게 TV조선의 한계라고도 생각해요. TV 안에서 쇼를 매일 해야 하니까 가수들을 계속 아이돌처럼 활용해야 하니까요. 매주 새로운 곡을 익혀서 무대를 하는 게 정말 힘들거든요. 누군가 쇼를 하고, 누군가는 심수봉이나 현인처럼 하고, 그렇게 다채롭게 해주면 좋을 텐데 다양한 가수들이 보이는 방식이 일관적이다 싶긴 합니다.

음악인이 방송에 나가서 인지도를 쌓고 마니아를 만드는 걸 어떻게 보세요?
저는 ‘반쯤 상업적인 음악인’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요. 자본주의적이거나 그렇지 않거나만 존재하지 중간 지점은 없어요. 처음에 본인은 중간 지점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시장에 들어가면 한없이 시장 쪽으로 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도태되니까요. 그 시장에 들어가는 순간 강렬하게 소비되고 기화되어 사라지거나, 아니면 상업화되는 수밖에 없어요. 인디 음악이 큰 시장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은 해요. 음악적으로 욕심이 있다면 TV나 미디어에 노출되기보다는 공연 위주로, 아니면 SNS처럼 마이너한 매체를 통해 젊은 친구들과 호흡하는 게 생명력을 길게 유지하는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제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인디 뮤지션은 미디어에 나가고 싶어 합니다. 많은 인디 뮤지션이 한국에서는 ‘기획’이 되거든요. 그 면에서 미니 아이돌과 다르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임영웅이 어떻게 ‘오래된 노래’를 부르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십니까?
저도 건너서 들었는데 원래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는 곡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당시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에 나올 때 팬들이 ‘오래된 노래’가 최상위권 리퀘스트 곡이었대요. 팬들이 기대 하던 곡이라고 했습니다. 그 노래가 결국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에 나왔고,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듣고 좋아해주셨죠.

이른바 ‘임영웅 효과’를 체감했습니까?
그럼요. 실제로 그 노래는 이미 저희의 히트곡이라 어린 친구들은 다 알았어요. 중장년층에게 ‘인디 음악’이라고 하면 대학생들이나 듣는 음악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 관심이 없으셨을 텐데 저희 음악을 모르시던 분들이 많이 유입되었죠. 연락도 많이 받았어요.

비슷한 질문입니다만, <미스터트롯>으로 인기를 얻은 가수들을 트로트 가수라 부르기는 조금 애매하겠네요.
네오 트로트라는 말은 근사하지만 단어의 고정관념이 있다 보니, 시장이 넓어지려면 사실 트로트라고 굳이 부를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시니어 트로트 가수들은 저분들이 시장을 뺏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고, 다른 한편 시니어 가수들이 젊은 트로트 가수들을 환영하고 있구나 싶기도 해요. 그로 인해 시장이 커지니까요. 경연 프로그램으로 등장한 가수들이다 보니 이분들의 시장이 일정 부분 아이돌처럼 소비되고 있기도 합니다. 팬들이 화력을 발휘해 막 몰아주고 같이 듣고 좋아하고.
그런데 그 화력이 상당해요. 아이돌과 붙어도 차트에서 밀리지 않아요. 지금 1위가 아이브나 뉴진스일 뿐, 100곡 단위로 보면 비등비등해요.

그런데 <미스터트롯>이 끝난 지도 한참이니, 새로운 트로트 가수들이 이미 자생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저는 그렇게 느껴요. <슈퍼스타K> 때의 가수들 활동이 예전만 못한 반면 임영웅이나 김호중, 영탁, 이찬원이 내는 곡 수는 어마어마해요. 그게 또 되게 독특한 게, 메이저는 그렇게 못 해요. 뉴진스가 그렇게까지 자주 신곡을 낼 수가 없어요. 그런데 원래 트로트 시장은 발매 곡 수가 많아요. 이미자 선생님은 자신의 곡을 세지도 못해요. 자작곡만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있던 노래를 불러도 트로트 신에서는 신곡이에요. 재즈와 같아요. 스탠더드 재즈를 누가 불러도 새 앨범인 것처럼. 저는 그래서 오히려 이 시장이 건강하다고 봐요.

겉으로 보기에만 촌스러울 뿐이고 뒤에 돌아가는 건 건강하고 세련되었으니까요?
네. 아이돌이 음악적으로 성장해 그다음 후배들에게 영향을 줄 거라는 기대를 많이 하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이 시장은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송대관, 태진아, 설운도 같은 분들이 오래 하면서 늙었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이제는 그 스펙트럼이 너무 넓은 거예요.

04 | <아레나>가 들어본 네오 트로트 가수들의 노래와 한 줄 평


이찬원 – 편의점(2021)
작사 사마천
작곡 홍진영
이른바 ‘전통 가요’의 구성에 1인 가구나 젊은이도 공감할 만한 가사를 붙였다. 스탠딩 에그는 그런 이유로 이 곡을 ‘충격적’이라 칭했다.

이찬원 – 참 좋은 날(2021)
작사 이찬원, 박종근, 오승은
작곡 이찬원, 박종근, 오승은
이찬원이 처음으로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노래.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고 한다. 오디션 출신이어서인지 팬에 대한 감상을 담은 노래가 많다.

임영웅 – 다시 만날 수 있을까(2022)
작사 이적
작곡 이적
평소 남에게 곡을 잘 주지 않는 이적이 참여한 것만으로도 임영웅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노래 역시 트로트라 하기엔 무색한 이적풍 발라드다.

임영웅 – 사랑은 늘 도망가(2021)
작사 강태규
작곡 홍진영
2022년 금영 노래방 연간 차트 1위. 2010년 발매된 이문세의 원곡을 리메이크했다. 충무로 쭈꾸미불고기 이정숙 사장님의 말처럼 ‘죽은 노래도 살리는’ 임영웅의 목소리.

임영웅 – Do or Die(2023)
작사 차리, 임영웅
작곡 애비뉴 52, 지미 버니
임영웅의 음악적 스펙트럼과 노력을 느낄 수 있는 전자음악 신곡 트랙. 트와이스, NCT 127 등의 노래를 작곡한 애비뉴 52의 곡을 받았다. 임영웅 팬을 신나게 하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다.

김호중 – 그 중에 그대를 만나(2022)
작사 김이나
작곡 박근태
원곡은 2014년 이선희의 노래로 이미 10명 이상의 가수가 리메이크했다. 김호중 특유의 부드러움과 힘을 겸비한 보컬이 돋보인다.

김호중 – 인생은 뷰티풀(2022)
작사 김호중, 원태연, h, 재하
작곡 김호중, 이주호
김호중의 공연 실황 다큐멘터리 <인생은 뷰티풀: 비타돌체>의 타이틀곡. ‘인생은 뷰티풀’이라는 제목에서 묘한 트로트풍 긍정적 정서가 느껴진다. 그게 좋아진다면 나이가 드는 것 아닐까.

영탁 – 니가 왜 거기서 나와(2018)
작사 구희상, 지광민, 영탁
작곡 구희상, 지광민, 영탁
영탁이 <미스터트롯>에 나오기 전에 발표했다가 유명해진 곡. 영탁 본인도 이 노래에 애착이 있는지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멘트를 자주 쓴다.

영탁 – 찐이야(2020)
작사 김지환, 알고보니혼수상태
작곡 김지환, 알고보니혼수상태
어쩌면 <내일은 미스터트롯>이 만들어낸 가장 큰 히트곡 중 하나. 영탁 특유의 날카로운 보컬이 힘차게 울린다. 그 에너지 때문인지 선거 캠페인 곡으로 많이 쓰였다.

정동원 – 효도합시다(2019)
작사 김지환, 알고보니혼수상태
작곡 김지환, 알고보니혼수상태
이 노래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작사를 맡은 ‘알고보니혼수상태’가 아직 30대인 젊은 음악인이라는 점이다. 정동원의 손자 캐릭터를 활용한 노래라는 점에서 영리한 기획의 승리이기도 하다.

장민호 – 사랑 너였니(2022)
작사 김정욱
작곡 김정욱
장민호는 <미스터트롯> 중에서도 경력이 길었는데 포기하지 않은 가수로 사람들의 응원을 받았다. 우직한 장민호의 캐릭터가 노래로도 구현됐다. 이 노래 역시 별로 트로트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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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Graphic 이주승
Photography 신동훈
Editor 박찬용

202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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