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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타는 2주일

프랑스에선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스키를 들고 산으로 간다.

UpdatedOn March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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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국정 공휴일이 적은 대신 일주일이 넘는 연휴가 많다.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등 가톨릭 문화를 중심으로 휴일이 이어지지만 예외는 있다. 여름에는 3주나 되는 바캉스가 있고, 2월 중순에서 3월 초까지 약 2주일은 스키 바캉스 기간이다. 2월 중순이 되면 모두 스키장을 가기 위해 분주해진다. 기차역은 스키 장비를 들고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산장과 호텔 값은 천정부지로 솟는다. 예약도 치열하다. 몇 개월 전 예약하지 않으면 좋은 장소의 좋은 숙박 시설을 잡기란 매우 어렵다. 그래서 회사 동료나 친구들, 가족끼리 비용을 분담하여 산장 하나를 빌리는 경우가 많다. 스키 바캉스 기간을 피해 조금 더 일찍 떠나거나 3월 중순에 바캉스를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프랑스 알프스는 5월 중순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어, 반드시 성수기에만 스키를 탈 필요가 없다.

1922년 세계 최초로 스키 리조트를 건설한 프랑스는 1970년대부터 스키 바캉스가 생겼다. 스키장 탄생 50년이 지난 다음에야 생겨난 휴가 문화다. 정부가 온 가족이 함께 스키 여행을 떠나도록 장려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 바캉스 기간은 일주일이었으나, 1980년대에는 10일로 늘었고, 1992년부터 현재까지는 2주간으로 늘어났다. 프랑스의 긴 스키 바캉스가 생겨난 데는 지리적 여건도 한몫했다. 국토의 70%가 산이고, 당일치기로 스키장에 갈 수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프랑스 국토 면적은 대한민국보다 약 6.5배 넓어 알프스나 피레네 산맥 근처에 살지 않는 이상 당일치기로 스키를 타러 간다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비싼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2월에 스키 바캉스를 떠나려고 저축하고 예약하는 노력을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스키 바캉스 기간이 되어도 스키장으로 떠날 수 없는 가족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어려워지는 프랑스 경제 상황 때문이다. 전 국민의 연휴였던 스키 바캉스는 점점 여유 있는 사람들의 휴일이 되어가고 있다.

프랑스에는 큰 산맥이 두 개다. 프랑스 남동쪽에 위치한 알프스 산맥은 유럽 7개국으로 이어질 정도로 거대하다.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로고인 스위스 마터호른봉을 비롯해 융프라우,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경에 위치한 유럽 최고봉 몽블랑까지 높고 아름다운 산봉우리가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맥이다. 또 다른 하나는 스페인과 안도라 공국으로 이어지는 피레네 산맥이다. 두 산맥에 프랑스의 스키장이 모여 있다. 이외에도 코르시카섬이나, 프랑스 중남부 등등 다른 지역에도 스키장이 있다. 스키 바캉스로 인해 스키장 문화도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우리나라는 리조트 회사가 숙박 시설과 슬로프를 소유하고, 리조트 안에서만 스키를 즐긴다.

반면 프랑스는 스타시옹(Station)이라는 곳에 위치한 마을이 베이스 역할을 한다. 그 마을에 호텔이나 민박 시설 그리고 산장 같은 숙박 시설 샬레와 스키 장비를 다루는 가게, 레스토랑 등 편의 시설이 모여 있다. 프랑스에 약 3백25개 정도의 스타시옹이 있고, 유명한 스타시옹 대부분은 알프스와 피레네에 있다. 두 산맥은 접경 지역에 맞대고 있어 스키를 타고 여러 나라의 국경을 넘나들 수 있다. 그래서 리프트권을 1개국용, 3개국용으로 판매한다. 시설은 낙후된 곳이 많고, ‘곤돌라’처럼 바람을 막아주며 슬로프를 올라가는 시설은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야간 개장도 없다. 리프트는 대부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운행한다. 대신 슬로프 대기 시간이 없다. 편의 시설도 잘 정비되어, 갓난아기부터 3세까지 맡길 수 있는 탁아소가 곳곳에 있고, 숍과 대여점이 많아, 장비를 챙기지 않아도 스키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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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WORDS 신창용(포토그래퍼)
PHOTOGRAPHY 그랑 발리라

2019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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