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의외의 발견

혼다 어코드 스포츠를 타고 양평-여주 고속도로를 달렸다. 과묵했다.

UpdatedOn July 24, 2018

3 / 10
/upload/arena/article/201807/thumb/39288-322162-sample.jpg

 


HONDA ACCORD 2.0 Turbo Sport

엔진 직렬 4기통 직접 분사식 / DOHC VTEC Turbo / 변속기 10단 자동변속기 / 최고출력 256마력 / 최대토크 37.7kg·m / 복합연비 9.3km/L / 가격 4천2백90만원

우리는 언제쯤 달릴 수 있을까? 내 차를 추월해 빠르게 사라지는 스포츠카를 보면서 생각했다. 자동차는 저마다 목적이 있다. SUV는 실용성을, 세단은 편안함을 추구한다. 속도를 통해 재미를 선사하는 것은 스포츠카의 일이다. 세단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세단에게 바라는 것은 편안함이다. 일과에 지친 몸을 부대끼는 지옥철에 구겨 넣고 싶지 않아서 세단에 시동을 건다. 피로는 예민함을 부른다. 온몸이 스트레스로 곤두섰을 때 디젤 엔진의 힘찬 떨림과 동전들이 부딪치며 나는 잔망스러운 소음은 징벌처럼 다가온다. 세단을 타는 이유는 열심히 살아온 날들을 보상받고 싶어서다.
새로운 혼다 어코드는 세단이다. 넓고 슬림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쾌적하고, 고급스러운 소재는 안락한 분위기를 풍긴다. 인체공학적 시트와 8인치 디스플레이, 7인치 디지털 계기반, 애니메이션이 적용된 HMI 등 첨단 기능도 제법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공허함을 채우기 부족하다. 새벽에 완성한 보고서를 메일로 보냈을 때, 얻는 건 성취감이 아니라 허탈함이다. 승자는 깨끗한 물로 샤워를 하고 노곤한 몸으로 깊이 잠들었을 시간이다. 내 속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은 약간의 스릴이다. 그러나 세단은 안락하기만 할 뿐 야근으로 잃은 시간은 보상하지 못한다.

10세대 어코드 스포츠라면 기대해도 좋다. 인상부터 날렵하다. 저중심 설계를 적용해 기존 모델 대비 전고가 15mm 낮아 지면에 바싹 붙는다. 보닛에는 볼륨을 넣었고, 루프라인은 쿠페처럼 다듬었다. 이게 내가 알던 세단이 맞나 싶다. 2.0L VTEC 터보 엔진과 혼다가 독자 개발한 10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했다. 부드럽고 정확하게 변속하며 빠른 가속을 실현한다. 동급 최고 수준인 37.7kg·m 토크와 256마력의 강력한 출력을 발휘한다. 혼다 측에서는 압도적이라고 소개했다. 어코드 스포츠의 가속이 빠른 이유는 엔진 저회전 구간에서 응답성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고 고속도로에 올랐다. 기어를 낮추고 스로틀을 열자 인공적이긴 하지만 경쾌한 엔진 소리를 내며 가속이 이루어졌다. 고속주행 시 정숙함을 위해 방음 패키지를 적용했다. 측면에 탑재된 마이크는 실시간으로 실내 소음을 조절한다. 새로운 고강성 소재로 만든 에이스 보디는 고속 주행 시 차체 떨림을 최소화하였고, 낮은 공기저항계수는 속도를 즐기기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시속 200km에 도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았을 뿐이고, 스티어링 휠과 차체는 떨리지 않았다. 어코드는 과묵했다. 위로하는 방법을 안다는 듯이 조용히 속도를 냈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18년 07월호

MOST POPULAR

  • 1
    지창욱, 우아함과 역동적인 모습이 담긴 <아레나 옴므 플러스> 디지털 커버 공개
  • 2
    디펜더가 가는 길
  • 3
    ‘다다익선’을 둘러싼 질문은 다다익선
  • 4
    해방으로부터
  • 5
    루이 비통 X 송중기

RELATED STORIES

  • LIFE

    등산 후 가기 좋은 몸보신 맛집 4

    등산은 먹기 위해 하는 준비 운동 아닌가요?

  • LIFE

    미하엘 슈마허는 무엇이 특별했는가

    F1의 황제로 군림했던 미하엘 슈마허. 올해는 그가 자신의 마지막 월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린 지 20년째 되는 해다. 여전히 그를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남자’로 기억하는 이들을 찾아가 슈마허가 쌓아 올린 금자탑을 되돌아봤다.

  • LIFE

    가정의 달을 함께할 5월의 페스티벌 4

    힙합, 뮤지컬, 테크노, 재즈까지.

  • LIFE

    Destination 2024

    일상으로 다시 돌아온 여행은 코로나19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2024년 한국 사람들은 어디에서 어떤 여행을 떠나고 싶은 걸까. 여행업계 맨 앞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의 힌트와 의견을 들려주었다.

  • LIFE

    가격대 별 '자토바이' 입문 가이드

    지금 가장 스타일리시한 교통수단.

MORE FROM ARENA

  • FASHION

    Victory & Glory

    스위스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 빅토리녹스의 영광.

  • FASHION

    루이비통, 쿠사마 야요이 컬렉션

    루이 비통과 쿠사마 야요이가 다시 만났다. 무려 10년 만이다.

  • LIFE

    자동차에도 킬러 콘텐츠가 필요해?

  • REPORTS

    뉴욕 마블 관광 지도

    알고 보면 이웃사촌인 마블 히어로들. 마블 영화 팬을 위한 뉴욕 관광 안내 지도다.

  • LIFE

    봄 날의 플레이리스트

    꽃잎이 수북한 길을 걷다 들었던 곡에 대해 물었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