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DESIGN MORE+

Balance

흠잡을 데 없는 균형감으로 우뚝 선 블렌디드 위스키들.

UpdatedOn September 27, 2017


조니 워커 블랙 라벨

꿀과 바닐라의 크리미한 향이 후각을 점령할 때쯤, 벨벳처럼 부드러운 맛이 입안을 간질인다. 조니 워커 블랙 라벨은 최소 12년 이상 숙성된 스코틀랜드산 원액을 40여 가지 블렌딩해 만든다. 그윽한 맛부터 뚜렷한 페놀 향까지, 스코틀랜드 위스키의 특성이 단단히 응집됐다. 그러면서도 끝 맛은 산뜻하다. 선명한 인상과 중후한 멋을 모두 품었다. 블랙 컬러 수트에 눈부시도록 하얀 셔츠를 잘 갖춰 입고 손목에는 반짝이는 스틸 케이스의 시계를 찬 남자 같다고 할까. 조니 워커 블랙 라벨은 각종 위스키 품평회에서 일관성 있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 스카치위스키의 표준이 되어 마땅하다. 경쾌하게 즐기고 싶은 날에는 얼음을 띄우고 레몬즙을 슬쩍 섞어보자. 또 다른 맛의 빗장이 열릴 것이다.



로얄 살루트 21년

위스키는 기분 내키는 대로 마셔야 한다. 로얄 살루트 21년은 조금 화려한 술이 마시고 싶은 날에 어울린다.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에 헌정하기 위해 제조한 이 술은 스코틀랜드의 시바스 브러더스가 보유한 가장 오래되고 귀한 원액을 21년간 모아서 탄생했다. 태생부터 귀하다. 한 모금 삼키면 풍부한 곡물 향과 스모크 향이 목구멍 깊숙이 내려앉고, 부드러운 캐러멜 맛이 혀끝을 맴돈다. 신선한 배와 달콤한 멜론, 오렌지 마멀레이드와 같은 감각적인 향도 은은하게 번진다. 로얄 살루트 21년은 기묘하고 아름답다. 이토록 다층적인 향과 맛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영국의 일급 장인이 빚어 만든 포슬린 보틀과 같이, 깊은 바다색 포슬린 잔에 조르륵 따라 홀짝일 때 가장 우아하고 맛있다.



벨즈

레이블에 그려진 영국 국기, ‘유니언잭’이 벨즈를 대변한다. 얼마 전 한국에 상륙한 벨즈는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위스키다. ‘영국의 국민 위스키’라 불린다. 부드러운 맛과 특유의 균형감, 합리적인 가격으로 뭇 영국인의 식탁에 수없이 오르내렸다. 한 모금 입안에 머금고 혀로 어루만지다 삼킨다. 그런 다음 남은 향을 느끼기 위해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벨즈의 압권은 여기에 있다. 여운까지 만끽하기 위해 잔향을 들이마시는 순간, 벨즈의 풍미는 더욱 살아난다. 첫눈에 반하는 화려한 술이 있는가 하면 곁에 두고 마시면서 익숙해질수록 즐거운 술이 있다. 벨즈는 확실히 후자다. 시원하게 한 잔 들이켜고 싶은 날에는 잔에 얼음을 가득 담고 벨즈 한 샷과 콜라를 천천히 채워 넣은 뒤 레몬즙을 살짝 뿌려 마셔도 좋다.



발렌타인 마스터스

발렌타인 마스터스는 위스키 입문자부터 애호가에 이르는 이들을 여지없이 설득한다. 특유의 세련미와 부드러운 질감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발렌타인의 5대 마스터 블렌더인 샌디 히슬롭이 오랜 수련 끝에 마스터 블렌더가 되어 첫 번째 선보인 위스키로, 특별히 한국인이 선호하는 원액만을 선별해 블렌딩했다. 병 하단에는 샌디 히슬롭의 서명을 새겨 넣었다. 향긋한 꽃향기, 오렌지와 초콜릿 향이 가미된 신선하고 달콤한 풍미가 지배적이다. 입안에 침이 고일 정도로 식욕을 돋운다. 이를 간파한 발렌타인은 라메종뒤쇼콜라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금 라메종뒤쇼콜라 부티크에서는 마스터 쇼콜라티에인 니콜라 클라소의 섬세한 초콜릿과 발렌타인 마스터스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발렌타인 마스터스가 이뤄낸 섬세한 풍미 위에 진한 가나슈가 든 초콜릿 한 점을 올려본다. 달콤한 균형감이 배가된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이경진
PHOTOGRAPHY 기성율
ASSISTANT 김윤희

2017년 09월호

MOST POPULAR

  • 1
    인스타그램 매거진 시대
  • 2
    파스타 파스타
  • 3
    <아레나> 5월호 커버를 장식한 배우 송중기
  • 4
    배우 이영애가 들려주는 평소의 생각들(feat. 취미, 고민, 작품 그리고 돈까스)
  • 5
    Greenery Days

RELATED STORIES

  • LIFE

    HAND IN HAND

    새카만 밤, 그의 곁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물건 둘.

  • INTERVIEW

    스튜디오 픽트는 호기심을 만든다

    스튜디오 픽트에겐 호기심이 주된 재료다. 할머니댁에서 보던 자개장, 이미 현대 생활과 멀어진 바로 그 ‘자개’를 해체해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더했다. 공예를 탐구하고 실험적인 과정을 거쳐 현대적인 오브제를 만들고자 하는 두 작가의 호기심이 그 시작이었다.

  • INTERVIEW

    윤라희는 경계를 넘는다

    색색의 아크릴로 만든, 용도를 알지 못할 물건들. 윤라희는 조각도 설치도 도자도 그 무엇도 아닌 것들을 공예의 범주 밖에 있는 산업적인 재료로 완성한다.

  • FASHION

    EARLY SPRING

    어쩌다 하루는 벌써 봄 같기도 해서, 조금 이르게 봄옷을 꺼냈다.

  • INTERVIEW

    윤상혁은 충돌을 빚는다

    투박한 듯하지만 섬세하고, 무심한 듯하지만 정교하다. 손이 가는 대로 흙을 빚는 것 같지만 어디서 멈춰야 할지 세심하게 고민한 결과물이다. 상반된 두 가지 심성이 충돌해 윤상혁의 작품이 된다.

MORE FROM ARENA

  • LIFE

    LA의 카 셰어링

    세계에서 가장 교통 정체가 심한 도시로 꼽히는 LA는 지금 카 셰어링 서비스로 치열하다.

  • INTERVIEW

    스텔라장, “제 음악을 사람들이 듣고 그들이 내가 생각하는 바를 이해해주면 좋고, 그냥 듣고 좋았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아요."

    가수 스텔라장의 <아레나> 4월호 화보 및 인터뷰 미리보기

  • INTERVIEW

    YOUTUBE CREATOR 2024 #2

    <아레나>는 몇 달의 계획 끝에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코리아와 함께 오늘날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찾아나섰다. 스튜디오에서, 야외에서, 식당에서, 각자의 현장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났다. 이번에 만난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총 조회수를 합치면 2000만 명이 넘는다. 오늘날의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어떻게 움직이며 어디로 나아가는지, 새로운 시대의 창작자들을 보며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 VIDEO

    배우 황인엽이 '여신강림' 한서준에게 남긴 한 마디는?!

  • FASHION

    FALL IN FLEECE

    올가을 스타일링 제안. 컬럼비아의 새 플리스 재킷.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