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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위한 숍

On September 20, 2017 0

문방구가 아닌 문구 숍에 갔다. 뽑기와 장난감은 없었다. 대신 연필과 종이를 만졌다. 글자를 썼다. 사각사각,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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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소문구

망원한강공원 근처, 한적한 망원동에 위치한 소소문구는 종이류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문구 편집매장이다. 대학 동기인 두 대표 유지현과 방지민이 직접 제작한 문구류부터 국내외 디자이너 문구류와 일러스트레이터의 독립 출판물까지 소소문구의 콘셉트인 ‘일상적인 모티브’와 어울리는 물건으로 가득하다. 다이어리, 노트, 편지지, 스케치북, 필통, 가방, 파우치 등 뭔가 쓰는 도구를 판매한다.

가게는 쇼룸과 작업실이 분리돼 있다. 방지민 대표가 말했다. “구경할 때 주인이 뒤에 있으면 불편하잖아요. 공간을 소비자 중심으로 편히 쉴 수 있도록 분리했어요.” 쇼룸은 잔잔한 음악만 흐를 뿐, 개인 서재에 들어간 것처럼 한적하다. 나무를 주로 사용하고 작은 디테일이 살아 있는 인테리어는 스튜디오 씨오엠에서 소소문구의 제품에 영감받아 작업한 결과물로 제품과 공간이 한 벌의 옷처럼 서로 잘 어우러진다. 때문에 작고 온화한 인상의 소소문구에는 오래 머물다 가는 손님이 많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 33 2층
문의
02-227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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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에이셔너리

화려한 디자인보다 불편함 없이 오래 쓸 수 있는 문구를 찾는 이들이 있다. 에이셔너리는 그런 이들을 위한 문구 편집매장이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건 흰색과 파랑을 기본으로 꾸민 공간이다. 누구든 쉽게 발을 들일 수 있을 것만 같다. 에이셔너리를 관리하는 정태임 팀장이 말했다. “번화하지 않은 주택가에 위치해 여유롭죠?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문구와 함께 쉬었으면 해요.” 진열장에는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디자인의 문구류가 가득하다.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판매해요. 기본과 인본이 밑바탕인 문구요.”

제품은 카드, 노트, 볼펜 등 수입 문구류부터 자체 제작한 마스킹테이프와 포장지까지 있다. 펜텔이나 스테들러, 도쿄앤틱과 에그프레스 등 익숙한 브랜드부터 마니아층이 두터운 브랜드까지 빼곡하다. (주)두성종이를 모기업으로 둔 에이셔너리의 이름은 ‘처음의, 최고의, 유일한’을 의미하는 알파벳 A와 문구류를 뜻하는 영어 스테이셔너리의 합성어다. 그러니까 가장 처음의 문구. 문구의 최초의 쓰임새와 모습을 기억하는 곳이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사임당로23길 43 태영빌딩 1층
문의 02-3144-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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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올라이트

도구는 쓰는 사람의 생김새를 닮는다. 올라이트는 대표 이효은을 닮은 문구류로 가득하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다이어리를 썼다. 점차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가 없어지자 직접 만들어 온라인에서 판매하며 ‘올라이트’를 시작했다. “내가 만든 다이어리를 쓰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오프라인 숍을 오픈했어요. 기록에 대한 얘기나 사는 얘기 등 손님과 오랜 시간 얘기하면 좋아요. 대화가 서로의 길을 터주는 거라 믿거든요.” 그녀는 ‘더 깊어지는 공간’을 꿈꾼다고 했다. 대화는 곧잘 기록이란 주제 너머 속 깊은 얘기까지 번진다. 울고 가는 손님도, 감사 선물을 주는 손님도 있다.

올라이트에선 그녀가 직접 만든 노트, 다이어리, 엽서, 필통, 파우치, 휴대폰 케이스, 캔버스 가방 등을 판매한다. 모두 그녀의 마음씨를 닮은 제품이다. 그래서일까. 가끔 손님에게서 올라이트 제품에는 알 수 없는 힘이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한다. 그녀는 물건을 포장할 때도 하나하나 정성스레 한다. 진심이 느껴진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강로11길 28
문의 010-9223-3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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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흑심

흑심은 빈티지 연필 수집가를 위한 프리미엄 연필 편집매장이다. 두 대표 박지희와 백유나의 취미인 빈티지 연필 수집으로 시작된 흑심은 진귀한 연필을 판매한다. 이를테면 1940~1950년대 제품 ‘빈티지 딕션 엔드로 2093 카핑 펜슬(Vintage Dixon ENDURO 2093 Copying pencils)’은 물에 닿으면 지면에 스며 있던 잉크가 녹아 다른 종이를 맞대어 카피할 수 있는, 복사기가 없던 시절 복사기 역할을 한 제품이다.

이외에도 활자 기술 발달로 쓰임새를 잃은 연필이나 생산이 중단된 제품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연필 동아리 회원과 수집가의 왕래가 잦을 정도니, 연필의 역사가 담긴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5월, 흑심은 구로동에서 연남동 디자인 쇼룸 ‘누벨바그 125’로 이전했다. 디자인 주얼리 브랜드 ‘아우레올라’와 쾌락 원칙 철학을 고수하는 ‘슈퍼마켓 쾌슈퍼’, 일러스트 디자인 소품 브랜드 ‘땅별 메들리’가 함께하는 편집매장에 새 둥지를 틀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266 3층
문의 070-4799-0923

문방구가 아닌 문구 숍에 갔다. 뽑기와 장난감은 없었다. 대신 연필과 종이를 만졌다. 글자를 썼다. 사각사각,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울컥했다.

Credit Info

GUEST EDITOR
김민수
PHOTOGRAPHY
이수강

2017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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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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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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