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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말고 우유

한 집 건너 한 집이 커피숍인 서울에서, 커피 말고 우유와 요구르트를 파는 가게를 찾았다. 매일 먹는 커피가 이제 질릴 때도 됐으니까.

UpdatedOn September 29, 2016

커피는 안 팔아요

망원정 우유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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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정 우유가게를 찾아가는 길에,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이 ‘좋아요’를 꽤 많이 누른 ‘핫’한 식당과 카페를 세 군데나 목격했다. 그렇다. 요즘 ‘망리단길’이라 불리는 망원동 골목엔 이런저런 재미있는 가게들이 많이 들어섰다. 그중에서도 오늘의 목적지, 망원정 우유가게는 타이틀만큼이나 인상적인 재미가 있는 곳이다.

아티스트 김나무가 작업실로 사용하던 공간에 ‘우유 가게’를 차렸다. 보통의 하얀 우유를 파는 가게가 아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우유가 있다. 미술을 전공한 그녀는 아티스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인도에 머물던 중 ‘노란 물’을 맛보고 반했다.

그녀가 마신 것은 강황 가루를 넣은 강황 우유였다. 인도인에게 ‘꿀물’과도 같은 것이라고. 배가 아프거나 속이 안 좋을 때 먹는 ‘엄마 손은 약손’ 역할을 하는 음료다. 그녀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은 강황 우유와 함께, 우유에 홍차 잎과 각종 향신료를 넣고 펄펄 끓이는 인도식 밀크티 차이도 이곳의 대표 메뉴다. 향긋한 라벤더 우유와 코코아 우유, 생강 우유 등도 맛볼 수 있다.

버릇처럼 커피나 한잔하러 들른 사람도 뜻하지 않게 망원정 우유가게의 우유를 맛보고 단골이 된다. 엄마와 아이가 손을 잡고 고소한 우유 한 잔을 나누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김나무 대표가 작업을 위해 인도에 간 한 달 동안 망원정은 ‘친구들의 가게’로 잠시 변신을 꾀했다. 재주 많은 그녀의 친구들이 각자 장기를 발휘해 요일별로 자신만의 가게를 열었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구어진이 디저트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미국에서 온 마이클이 일본 가정식을 선보였다. 그리고 주말에는 디자이너 육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날그날의 메뉴와 가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지한다. 9월, 인도에서 새로운 영감을 안고 돌아온 김나무 대표가 또 어떤 참신한 우유를 선보일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건강하고 귀여운 요구르트

밀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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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랑 대표는 어머니가 정성스레 만들어주신 ‘홈메이드 요구르트’를 35년간 먹고 자랐다. 그리고 옛것과 새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삼청동에 빨간 외관의 아주 예쁜 가게를 열었다.

특유의 신맛은 덜어내고 고소한 맛을 더하면서도 쫀쫀한 식감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데, 이 어려운 걸 해냈다. 우유와 유산균만을 배양해 일체의 식품 첨가물을 넣지 않은 것이 가장 큰 특징.

이 담담한 맛에 한 번 반하면 계속해서 찾게 된다고. ‘요구르트는 디저트고, 디저트라면 응당 어떠한 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다양한 향과 맛을 지닌 요구르트를 두루 갖추고 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얼그레이 요구르트는 향을 살리는 것이 관건이다. 눈으로 봤을 때 ‘달고 맛있겠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면서도 본연의 건강함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병에 담긴 요구르트 외에 크랜베리, 망고 등의 과일과 견과류를 곁들인 떠 먹는 요구르트, 우유를 베이스로 얼음을 갈아 넣은 밀크 슬러시 등이 대표 메뉴다.

담백한 그릭 요구르트를 크게 한 입 떠 먹으면서 매장을 둘러보면 귀여운 캐릭터, ‘써클이’가 눈에 확 들어온다. 대표가 1994년에 미국에서 직접 만든 이 캐릭터는 티셔츠와 에코 백 등의 디자인 제품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건강하게 맛있는 요구르트, 셔터를 절로 누르게 되는 예쁜 공간 그리고 집에 가져가고 싶은 캐릭터 상품까지. 이것 참 SNS 시대에 걸맞은 요즘의 요구르트 가게다.
 

 

이러니 바나나 안 바나나

옐로우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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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뚱땡이 바나나 우유’를 모르고 자란 대한민국 사람이 있을까? 옐로우 카페는 대국민 바나나 맛 우유만을 이용해 음료를 만드는 곳이다.

동대문에 위치한 이곳은 연식이 지긋한 브랜드인 바나나 맛 우유를 젊은 세대에게 새롭게 마케팅하기 위해 연 창구다.

입구에 엄청난 크기의 우유 모형을 설치해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포토존을 만들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아시아 곳곳에서 놀러 온 여행객이 바나나 맛 우유의 매력에 눈을 뜨기 시작했음은 물론이다.

옐로우 카페의 메뉴는 단출하다. 바나나 소프트 아이스크림, 바나나 아이스크림 셰이크, 바나나 맛 우유에 생바나나를 갈아 넣은 더블 바나나 등 온통 바나나 천지다.

단, 진짜 바나나 맛 우유는 팔지 않는다고 하니 그 아쉬움은 가까운 마트에서 달래는 것이 좋겠다. 매일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바나나 맛 우유 키링은 옐로우 카페의 히트 상품이다.

3월 오픈 당시에는 아침 일찍부터 키링을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볼 수 있었다고. 그 밖에 바나나 맛 우유에서 영감을 얻은 텀블러와 디자인 상품 등이 진열되어 있다. 노랑과 초록, 바나나 향 가득한 옐로우 카페에는 익숙한 맛이 새롭게 변신하는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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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서동현
photography 이준열

2016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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